합천·강릉·무주 3곳에서 발견
전문가들 “고도처리정수장이 문제”
강원 강릉시 연곡정수장 여과지에서 유충이 발견된 것과 관련해 강릉시가 28일 여과지 표층의 오염된 모래를 제거하고 있다. 시는 여과지 를 통과한 물은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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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26일 환경부가 전국의 일반 정수장 435곳을 조사한 결과 배수지나 가정에서 ‘수돗물 애벌레’가 나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수장 3곳의 모래여과층에서 애벌레가 나왔지만 정수 과정에서 제거됐다. 활성탄 여과 방식을 사용한 고도처리정수장 49곳 중 2곳에서 애벌레가 가정까지 흘러간 것과 대조적이다. 고도처리정수장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신진수 환경부 물통합정책국장은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연 정례브리핑에서 이렇게 밝혔다. 경남 합천 적중, 강원 강릉 연곡, 전북 무주 무풍 정수장 3곳의 모래여과층에서 애벌레가 나왔지만 소독 등 이후 과정에서 제거돼 가정까지 흘러가지는 않았다. 신 국장은 “3곳은 수질이 좋아 통상의 역세척(여과지를 뒤집어 세척) 주기(2~3일)보다 길게(7일) 운영한 것이 원인”으로 추정했다. 환경부는 이들 3곳의 여과층 모래를 교체하고 세척 주기를 단축하는 보완 조치를 지시했다.
일반 정수장에서도 고도처리정수장에서와 마찬가지로 방충망 미비(58곳), 시건장치 도입 필요(12곳), 청소 주기 강화(15곳) 등 85곳에서 위생관리가 부족한 것으로 나왔다. 환경부는 정수장 건물에 미세방충망과 이중출입문을 설치해 벌레를 차단하고 포충기와 개폐식 차단기를 두는 ‘3중 차단’을 하겠다고 밝혔다.
고도처리정수장과 달리 일반 정수장은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전문가들은 고도처리정수장 관리 부실이 이번 사태의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백명수 시민환경연구소장(수돗물시민네트워크 정책위원장)은 “위생관리와 함께 고도처리의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짚었다. 조석훈 환경부 물이용기획과장은 “2006년께 수도토목직렬이 행정직군으로 통폐합되면서 전문성이 떨어졌다. 종합대책에 이를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다음주 인천 고도처리정수장 2곳의 정밀조사 결과를 중간 발표하고, 다음달 종합대책을 발표한다.
한편 지난해 겨울이 따뜻해 깔따구 등 벌레가 이상번식해 이번 사고가 발생했다는 의견에 대해 신 국장은 “국립생물자원관을 통해 벌레 증식과 기후변화의 상관관계 분석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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