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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이슈 틱톡의 새 주인 찾기

트럼프, 틱톡 퇴출 한발 후퇴 “MS 45일내 인수협상 끝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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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발하는 젊은층 대선 표 의식

중국 모회사와 분리하는 조건

9월15일까지 협상시한 부여

“트럼프 압박탓, MS 싼값 인수할 듯”

중앙일보

인기 동영상 플랫폼 틱톡을 서비스하는 ‘바이트댄스’ 중국 베이징 본사의 경비원이 3일 취재진의 접근을 막고 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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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인기 동영상 플랫폼 틱톡(TikTok)을 압박해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마이크로소프트(MS)에 45일간의 틱톡 인수 협상 시한을 줬다고 로이터 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미국 내 틱톡 사용을 금지하겠다고 천명했던 만큼 45일의 시한은 이때까지 사용금지 조치를 미루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줄곧 ‘틱톡 퇴출’을 압박한 기조에서 한발 물러선 모양새다.

MS는 이날 오후 공식 블로그 성명을 통해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로) 대화를 나눴다”면서 다음달 15일까지 틱톡의 미국사업 인수를 위한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MS는 “대통령의 우려를 해소하는 것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며 “틱톡 인수에 있어 미국 재무부 등에서 안보 심사를 완전하게 받을 것이며 미국에 제대로 된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번 협상은 틱톡의 모회사인 중국 바이트댄스와 MS가 인수하는 사업부문이 기술적으로 완전히 분리된다는 전제하에 진행된다. MS는 틱톡의 미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법인을 인수하는데, 미국 정부 산하 외국인투자심의의원회의 감독하에 인수 협상이 이뤄질 전망이다. 위원회는 양사 간의 합의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이를 저지할 권한을 가지고 있다.

MS가 틱톡 미국사업 지분을 전량 사들인다면, 최소한 미국인 사용자들의 정보가 중국 당국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게 트럼프 행정부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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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틱톡 분쟁 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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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 급선회는 미국 내 젊은 유권자들의 표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가 MS의 인수에 제동을 걸었다는 보도가 나오자 틱톡을 사용하는 미국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틱톡에서만 3400만명 이상의 팔로어를 보유한 19세 가수 베이비 애리얼은 “트럼프가 싫다”고 적기도 했다.

실제 틱톡 안에서 벌어진 10대들의 정치적 움직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뼈아픈 기억을 남긴 적도 있다. 지난 6월 오클라호마주 털사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의 유세 현장은 텅텅 비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을 견제하는 미국 10대들이 틱톡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며 털사 유세장 표를 대거 예약한 뒤 현장에 나가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일이었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미국 NBC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 때문에 틱톡을 사용할 수 없게 되면, 젊은 유권자들이 11월 대선에서 대거 반(反) 트럼프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공화당 유력 의원들도 지난 주말 트럼프 대통령에게 MS의 인수를 허가하라고 촉구했다. ‘틱톡 금지’가 낳을 미국 내에서의 논쟁과 경제적 파장을 우려한 것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협상 상대를 압박하며 더 많은 경제적 이익을 노리는 ‘트럼프식 협상’ 방식이 MS와 미국에 유리한 협상 조건을 이끌어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이날 MS가 미국 정부의 압박을 등에 업고 틱톡을 싼값에 인수할 수 있게 됐다고 보도했다.

이번 사태로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플랫폼 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에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표면적으로는 안보를 이유로 들고 있지만, 나스닥 시장을 이끌고 있는 미국 플랫폼 기업이 중국 13억 시장에 진출할 수 없는 것에 대한 보복 조치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거꾸로 “중국 플랫폼 시장도 열라”는 압박의 지렛대로 삼을 수 있게 된 셈이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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