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이덕훈 기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11일 문재인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공통점으로 ‘팬덤 정치’를 꼽으며 “그러다 보니 정당정치의 시스템이 망가진다”고 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따님(박근혜)이나 달님(문재인)이나 남의 후광으로 살아간다는 공통점이 있다. 박근혜는 아버지의 후광, 문재인은 친구의 후광. 둘의 공통점은 팬덤정치라는 데에 있다”며 “박근혜는 박정희의 대리물, 문재인은 노무현의 대리물이기에 팬덤을 거느리게 된 것”이라고 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페이스북 캡처.

이어 “팬덤정치의 문제는 대의민주주의 절차를 건너뛰고 직접민주주의를 지향한다는 데에 있다”며 “자신들의 의지를 지도자가 직접 대변해 준다고 믿는다. 그러다 보니 정당정치의 시스템이 망가지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최장집 선생이 오래 전부터 지적하며 경계했던 게 바로 이것”이라며 “‘인민이 제 의지를 의원에게 대리시키지 않고 지도자를 통해 직접 표출한다.’ 좌우익 전체주의 정치문화의 특징”이라고 했다. 이어 “이런 문화에서는 의회도 사라지고, 의원들도 사라진다. 의회는 통법부, 의원들은 친위대가 된다. 그 일이 지금 우리 눈앞에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진 전 교수는 “지도자 팬덤이 정당의 결정을 좌지우지 하는 상황에서 의원들은 소신을 내세우기보다는 지도자 숭배에 영합하는 게 이득이라고 판단하게 된다”고 했다. 전 전 교수는 “문제는, 이게 문제라는 걸 깨닫지 못한다는 것”이라며 “아무리 지적을 해줘도 충성심에 점령당한 머리에 이 지적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고 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 대해 “재미없지요? 어차피 대표는 이낙연, 최고위원이라야 그놈이 그놈”이라며 “김부겸, 이재명, 김두관 등 대선주자들도 대통령 친위대가 되어 경쟁적으로 강성발언을 쏟아내고 있지요? 그게 문 팬덤과 친문세력에게 눈도장 받으려는 시도”라고 말했다.

[이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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