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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0 (수)

    수출·내수 동반 추락…침몰하는 일본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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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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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경제가 지난 2분기 -27.8%(연율 기준)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내놓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국내총생산(GDP)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개인소비와 수출이 동반 추락했기 때문이다. 일본 GDP 항목은 개인소비와 설비투자, 공공투자 등을 포함한 '내수'와 수출에서 수입을 차감한 '외수'로 나뉜다.

    마이니치신문은 "긴급사태 선언으로 개인소비가 크게 하락하고 수출도 급감하면서 내외수가 모두 완패했다"고 설명했다.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재생상은 17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4~5월 일본 전역에 내려진 긴급사태 선언으로 경제가 인위적으로 멈추게 되면서 심각한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앞서 일본 정부는 4월 7일 도도부현 7곳을 대상으로 긴급사태를 선언하고, 같은 달 16일 일본 전역으로 범위를 확대했다. 긴급사태 선언은 5월 25일 전면 해제됐다. 해당 지시에 따라 외식, 여행, 여가 활동 분야 등에서 지출이 급감하면서 개인소비가 8.2% 줄어든 탓에 피해가 커졌다. 또 다른 핵심 항목인 기업설비투자도 2분기 만에 1.5%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례없는 글로벌 경기 침체에 하늘길마저 닫히면서 수출도 18.5% 감소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최악의 실적 부진을 기록한 가운데 일본 자동차 업계도 타격을 받았다. 동시에 3월 초부터 갑작스레 진행된 입국제한 조치로 방일 관광객의 소비는 거의 '0'이나 다름없는 수준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하반기에도 암울한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블룸버그재팬은 신케 요시키 다이이치생명경제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의 말을 빌려 "7~9월에는 10% 넘는 경제 성장(연율)이 전망되지만 이번 침체를 모두 커버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경제가 정상화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일본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를 고려해 올해 성장률을 이미 대폭 낮춰 잡았다. 앞서 내각부는 1월 2020회계연도 실질 GDP 성장률을 1.4%라고 밝혔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악화하자 -4.5%로 하향 조정했다. 이 같은 수치는 '비교 가능한 통계가 작성된 1995년 이후 최악의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잇따른 코로나19 정부 대응 실책으로 비판을 받아 온 아베 신조 내각의 입지도 좁아지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이 지난 10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베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한 응답자가 54%에 달했다. 코로나19 정부 대응과 관련해선 '잘못 대응하고 있다'는 비율이 66%로 집계됐다. 최근 지방자치단체와 엇박자 논란을 부르고 있는 '고 투 트래블 캠페인(국내 여행경비 지원)'에 대해서도 85%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보였다. 설상가상으로 일본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나흘 연속 1000명대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NHK는 16일 기준 일본 전역에서 확진자 1021명, 사망자 10명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내각부는 내년 경제 전망에 대해서는 회복 가능성을 자신하며 플러스 성장을 내다봤다. 니시무라 경제재생상은 "수치가 매우 심각하지만 4~5월에서 벗어나 성장 궤도로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국내외 감염 상황과 경제동향, 국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주의 깊게 살피면서 임기응변과 함께 시기를 놓치지 않고 대응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고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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