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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이 24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노스캐롤라이나 샬럿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차기 대선후보로 공식 선출한다. 지난주 전당대회를 마무리한 민주당이 사전에 상세 프로그램을 공개한 것과 달리 공화당은 행사 전날인 23일에야 찬조연설자 명단을 확정 발표했다.
민주당과 비교할 때 공화당 전당대회의 가장 큰 특징은 '인해전술'이다. 민주당이 미셸 오바마에게 무려 18분을 배정하는 등 핵심 연사들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맞춘 것과 달리 공화당 전당대회에는 나흘간 무려 70명의 찬조 연사가 등장한다. 이는 2016년 공화당 전당대회 때 49명이 연설한 것과 비교해도 43%나 연사 수가 늘어난 셈이다.
4년 전과 비교하면 공화당 주류를 대표하는 정치인이 대거 배제되고 트럼프 대통령 가족과 최측근이 주로 무대에 오르는 것도 특징이다. 테드 크루즈, 마크 루비오 상원의원 등 한때 트럼프 대통령의 라이벌이었던 정치인들은 이번에 연설자 명단에서 제외됐다.
또 뉴트 깅그리치 전 하원 의장, 폴 라이언 전 하원 의장,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 등도 사라졌다. 공화당 출신 대통령을 지낸 조지 부시 부자는 트럼프 대통령과 불편한 관계로 인해 2016년에 이어 이번에도 연설하지 않는다. 그 대신 4년 전과 마찬가지로 도널드 주니어, 이방카, 에릭, 티파니 등 트럼프 대통령 자녀들이 일제히 찬조연설자로 등장하고 부인 멜라니아 여사도 둘째 날 무대에 선다. 장남의 여자친구인 킴벌리 길포일, 차남의 부인 라라에게도 단독 연설시간을 줬다.
특히 미국 언론들은 현직 행정부 고위직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벤 카슨 주택도시개발부 장관이 연설자로 등장하는 것을 문제 삼고 나섰다. 가뜩이나 트럼프 대통령이 마지막 날 수락 연설을 백악관에서 하기로 해 논란이 벌어진 상황에서 현직 장관들까지 동원하는 것은 공직과 선거운동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주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를 공무로 방문한다. 이에 대해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방카를 비롯한 정부 관료들 출연은 '해치 법(Hatch Act)'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책사로 불리는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은 26일 찬조연설을 끝으로 이달 말 물러난다고 이날 발표했다. 가족에게 전념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지만 대선 직전에 사퇴하는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주지사 가운데서는 사우스다코타, 아이오와 주지사 등이 기회를 얻은 반면 텍사스, 조지아, 플로리다 등 트럼프 대통령 최측근 주지사들은 배제돼 눈길을 끈다.
일반인으로는 지난 6월 미주리주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가 집 앞을 지나가자 총을 들고 나서 화제가 된 매클로스키 부부가 첫날 찬조연설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당대회를 통해 부각시키려는 이미지는 나흘간의 테마에서 유추할 수 있다. 각각의 테마는 영웅의 땅, 약속의 땅, 기회의 땅, 위대한 땅이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슬로건으로 등장했던 2016년 대선과 판박이인 것이다. 민주당이 공화당 출신 연설자를 대거 등장시켜 '적전 분열'을 꾀한 것처럼 공화당도 지난해 민주당에서 넘어온 제프 밴 드루 뉴저지주 하원의원, 앨리스 존슨 전 미네소타 주의회 의원 등을 등장시킬 예정이다.
민주당 전당대회와 차별되는 또 다른 포인트는 모든 연설을 생중계한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은 사전녹화와 생중계를 혼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몇 번이나 등장할지도 주목된다. 그는 대의원들의 후보자 투표가 있는 24일 노스캐롤라이나주를 찾는다. 다만 코로나19로 전당대회가 열리는 샬럿 행사장은 방문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리얼리티 쇼의 대가인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깜짝 이벤트를 마련했는지 공화당 관계자들조차 모르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워싱턴 = 신헌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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