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민 1149명 발생한 구례군, 수해복구 군장병에 감사패 전달
건물 아직 덜 말라 복구에 어려움… ‘바비’ 북상에 비상근무체제 돌입
전남도는 25일 구례 공설운동장, 곡성군청에서 수해 복구 작업에 참여한 7개 부대 장병들에게 도민의 뜻을 담은 감사패를 전달했다. 전남도는 육군 50사단 등은 대구경북 등에 주둔하는 부대이지만 장병 1만여 명을 투입해 폭염과 싸우며 복구 작업을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전남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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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 1시 전남 구례군 공설운동장 본관 회의실.
김순호 구례군수가 수해복구 대민지원을 한 군 장병 대표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최근 섬진강 범람으로 침수 피해를 입은 구례에서는 육군 31사단, 해병대 1사단, 제7공수특전여단, 제11공수특전여단, 제201특공여단 등 5개 부대 장병 1만2000여 명이 복구 작업에 투입됐다. 구례 전체 복구 인력의 절반이 군 장병들이었다.
구례군은 수해복구 작업을 벌인 장병 군인들 시가행진을 하려고 했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고려해 감사패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감사의 뜻을 전했다. 구례군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군 장병 환송행사를 최소화할 수밖에 없었다”며 “어려울 때 큰 힘이 돼준 장병들이 너무나 고맙다”고 말했다. 이날 구례 읍내에는 ‘고맙습니다. 그대들을 잊지 않겠습니다. 수해복구 대민지원 군 장병 환송’이란 글귀가 적힌 현수막 20여 개가 내걸렸다.
구례군은 침수 피해액이 1807억 원으로 최종 집계됐다고 밝혔다. 1149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아직도 180여 명이 대피소 3곳에서 머물고 있다. 공공과 민간 건축물 1615동이 침수되거나 파손됐다. 현재 대부분의 주택은 쓰레기 정리와 내부 청소가 끝난 상태다. 붕괴된 도로나 제방은 응급복구를 한 상황이다.
구례와 곡성지역 수재민들은 아직도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많아 외부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자원봉사자 발길이 뚝 끊겨 깊은 한숨을 쉬고 있다. 여기에다 북상하는 태풍 바비 소식까지 들려와 걱정이 태산이다. 주택이나 상가의 경우 도배와 장판 등 내부 인테리어는 전문가를 불러 시공해야 하지만, 아직도 바닥과 벽체가 마르지 않은 곳이 많아서다.
구례읍 봉동리 주민 박모 씨(67)는 “물에 잠긴 집이 마르기 위해서는 최소 2∼3주의 시간이 필요한데 이번에 태풍이 오면 도배장판을 하는 데도 시간이 더 걸릴 것 같다”며 답답해했다. 진흙탕이 된 비닐하우스도 또다시 피해를 입지 않을까 걱정이다. 군 장병들이 투입돼 겉의 비닐은 걷어 냈지만 철제구조물까지는 제거하지 못한 곳이 많다. 하우스 꼭대기까지 물에 잠겨 철제구조물이 휘고 뒤틀린 경우가 많아 제거한 뒤 다시 설치해야 한다.
구례군에 비해 주택 침수 피해는 덜하지만 비닐하우스 등 농경지 피해가 큰 곡성군도 비슷한 처지다. 곡성군 관계자는 “태풍 북상에 따라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했다”며 “태풍 피해가 최소화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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