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서 공화당 대선후보 지명 수락연설…바이든 41번 외쳐
1500명 운집했으나 마스크 없이 빽빽하게 배치…코로나 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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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도널드 트럼프(사진 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진행한 공화당 대선후보 지명 수락연설에서 맞상대인 민주당 조 바이든 대선후보를 맹공했다. 친중(親中)과 ‘유약한 정치인’ 프레임을 씌웠고, ‘47년 직업 정치인’으로 깔아뭉개며 최대 이슈인 ‘경제’에서도 자신의 우위를 드러내는 데 열중했다. 70분간의 연설 중 그의 입에서 바이든 이름이 무려 41번이나 나왔을 정도로 이날 연설은 말 그대로 ‘바이든 융단폭격’이었다. 오는 11월3일 대선 때까지 피 튀기는 공방전의 서막을 예고한 셈이다.
“바이든이 집권했다면 코로나19로 수십만 사망”
트럼프 대통령은 나흘간의 공화당 전대 마지막 날인 이날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행한 연설에서 바이든 후보를 ‘미국 위대함의 파괴자’로 규정했다. 위스콘신 폭력사태와 관련, “우리에게는 항상 법과 질서가 필요하다”며 바이든의 미국은 무법천지가 될 것이라고 했다. ‘배신’ ‘어리석은 실수’ 등 강한 표현을 모두 동원했고, 민주당에 대해선 ‘사회주의’ ‘급진좌파’ 등의 용어로 이념 공세를 폈다. 이날 역시 ‘중국 때리기’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후보의 어젠다는 ‘메이드 인 차이나’이고, 자신의 어젠다는 ‘메이드인 USA’라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을 향해 “그들(중국)이 가져온 비극(코로나19)에 대해 완전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 후보의 경제정책도 도마에 올렸다. 증세 계획은 미 경제를 파괴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자신의 관세정책은 미국 내 일자리 보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물론, 단순 주장이 아닌, 사실과 거리가 있는 황당 발언들도 어김없이 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및 사망자 수가 전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는데도 불구, “바이든 후보가 집권했다면 수십만 명의 미국인이 코로나19로 인해 사망했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지금까지 트럼프 행정부의 대응은 높이 평가했다. 나아가 연내 코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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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백신이 준비될 것이라고 자신하기도 했다.
1500명, 마스크도 안 쓴 채 “4년 더” 소리 질러
이날 행사는 여러모로 논란의 대상이 됐다. ‘국민의 공간’인 백악관을 사실상 개인 정치활동에 활용한 데다, 코로나19 상황을 전혀 배려하지 않았다는 점에서다. 백악관은 무려 1500여 명의 군중을 행사장에 운집시켰으나 마스크를 착용한 인파는 눈에 띌 정도로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등 배석한 측근 인사들조차 마찬가지였다. 이들은 종종 ‘4년 더’(4 more years)를 침 튀기며 외쳤고,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이후 불꽃놀이가 펼쳐질 땐 서로를 바라보며 환호성을 내지르기도 했다. 특히 이들의 자리는 빽빽하게 배치돼 미 보건당국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6피트·1.8m)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일부를 제외하곤 참석자 대부분 코로나19 검사조차 진행하지 않은 점도 문제가 됐다. 행사장에 취재를 나간 PBS의 백악관 출입기자 야미셔 알신더는 트위터에 “나도 코로나19 검사를 받지 않았는데, 참석자들이 검사를 받았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마스크 착용도 의무가 아니었다”고 썼다. 폴리티코 등 미 언론은 “이번 행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마스크 착용과 거리 두기를 강조하는 전문가들의 권고를 얼마나 무시하는지를 극명히 드러낸 셈”이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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