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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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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자신 지지한 흑인 사면…美언론 “대선 위해 사면권 남용”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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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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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주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자신에 대한 지지 연설을 한 흑인 마약사범을 전격 사면했다.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확산되는 가운데 대선을 앞두고 흑인 표심을 얻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 백악관에서 진행된 행사에서 코카인 운반과 돈세탁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았던 흑인 여성 앨리스 마리 존슨을 완전히 사면했다. 교도소에서 22년째 복역 중이던 존슨은 2018년 유명 래퍼 카니예 웨스트의 부인 킴 카다시안의 건의로 트럼프 대통령의 감형 처분을 받아 즉시 석방된 바 있다. 이후 사법개혁과 관련한 시민운동을 하던 존슨은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의 완전한 사면으로 투표권 등 일부 시민권도 함께 회복했다.

존슨의 사면은 그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 연설이 있은 뒤 단 하루 만에 이뤄진 것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존슨은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27일 연설을 통해 “내가 잘못을 한 것은 맞지만 형기는 공정하고 합리적이어야 한다”며 “우리는 모두 실수를 저지르지만 그 잘못된 결정으로 우리가 영원히 규정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존슨은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내가 당한 불공정에 대한 얘기를 들었을 때, 그는 나를 한 인간으로 인정해줬고, 동정심을 갖고 행동했다”고 추겨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날 그의 사면을 발표하면서 존슨을 향해 “어젯밤 당신을 객석에서 봤고 주위 사람들에게 당신을 여기로 데려올 수 있냐고 물었다”며 “이제 당신은 인생에서 뭐든지 할 수 있고 지금까지 해온 위대한 일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에도 은행강도 전과가 있는 흑인 남성 존 폰더를 사면해 논란이 됐다. 2005년 은행 강도를 저질러 수감된 폰더는 2009년 풀려난 뒤 전과자를 위한 비영리단체를 운영해왔다. 폰더 역시 2018년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행사에 초대된 인연을 통해 지난 주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지지 연설을 한 바 있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스스로의 대선 행보를 위해 자신을 찬양한 사람들에 사면권을 남용한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까지 사면해준 사람들은 유명인이거나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들”이라며 “법무부의 공식적인 루트로 사면을 신청한 사람들은 대통령의 관심을 못 받고 있다”고 꼬집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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