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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일본 신임 총리 기시다 후미오

막 오른 일 자민당 총재 선거…스가 ‘압승’ 땐 조기 총선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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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이시바와 경쟁…당내 70% 지지 얻어 당선 유력

지방표 압승 땐 ‘관리형 총리’ 아닌 리더십 확보 나설 듯

[경향신문]



경향신문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한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왼쪽)과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이 8일 도쿄에서 열린 후보자 소견 발표 연설회에 참석하고 있다. 도쿄 |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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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후임을 뽑는 자민당 총재 선거가 8일 막을 올렸다. 당선자는 다수당인 자민당의 새 총재로 취임해 오는 16일 소집되는 임시국회에서 차기 총리로 지명 선출된다. 중·참의원 양원총회 형태로 치르는 이번 선거에서 자민당 주요 파벌의 지지를 70% 이상 확보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의 당선이 유력하다. 관건은 스가 장관이 얼마나 압도적으로 승리하느냐다. 스가 장관이 압도적 지지로 당선된다면 중의원을 해산하고 내년 9월로 예정됐던 총선을 앞당길 가능성이 크다.

스가 장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자민당 정조회장,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간사장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시작한 후보 등록 절차를 마쳤다. 스가 장관은 이날 오후 도쿄도(東京都) 소재 자민당 본부에서 열린 ‘소견 발표 연설회’에서 헌법 개정에 대해 “자민당 창당 이래 당시(黨是·당의 기본방침)”라며 “확실히 도전해 가겠다”고 했다. 기시다 정조회장은 “아베 총리가 남긴 빛나는 성과를 토대로 다음 시대를 생각해야 한다”고 했고, 이시바 전 간사장은 “나라의 설계도를 고쳐 쓰겠다”고 했다. 세 후보는 한·일관계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스가 장관은 ‘흙수저·무파벌’의 자수성가형 정치인이다. 1948년 아키타(秋田)현에서 가난한 딸기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고, 의원 비서부터 시작해 요코하마 시의원을 거쳐 1996년 48세에 중의원에 늦깎이로 당선됐다. 부친에게 지역구를 물려받은 아베 총리 등 세습 정치인들과 다르다. 2009년 고가파를 탈퇴한 이후 파벌도 없다. 2006년 1차 아베 내각에서 총무대신에 발탁된 이후 아베 내각 최장기 집권에 공을 세웠다. 2016년 7월7일부터 역사상 최장 재임 관방장관을 기록하며 아베 총리와 정치적 운명을 함께해왔다.

아베 총리가 속한 호소다파 등 자민당 파벌 7개 중 5개가 스가 장관을 밀어줬다. 양원총회 형태인 이번 선거는 국회의원 394표(중·참의원 의장 제외)와 전국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광역자치단체) 대표들의 141표를 합산해 치른다. 국회의원 표의 70%를 확보한 스가 장관은 지방 표에서도 압승을 거두는 것이 목표라고 전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전했다. 실제 요미우리신문의 지난 4~6일 차기 총리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스가 장관은 46%로 1위를 차지해 줄곧 1위를 달리던 이시바 전 간사장(33%)을 2위로 밀어냈다.

스가 장관이 총재 선거에서 압승한다면 그 기세를 몰아 중의원을 해산하고 연내에 조기 총선을 치를 수 있다. 의원내각제를 택한 일본에서 총리는 중의원 해산 카드를 리더십을 강화하는 계기로 활용해왔다. ‘다케시타파’ 수장인 다케시타 와타루(竹下亘) 전 총무회장은 전날 “새 정부 출범 후 연내에 중의원 해산과 조기 총선이 치러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자민당 총재 임기는 원래 3년이지만 새 총재는 아베 총리의 잔여 임기인 내년 9월까지만 재임하는 ‘1년 임기’의 과도 총재다. 그러나 스가 장관이 총선 승리를 이끈다면 아베 총리의 잔여 임기를 채우는 ‘관리형 총리’에 머물지 않고, 스스로 리더십을 구축할 수 있다.

다만 파벌에 빚진 스가 장관이 집권 후 확고한 리더십을 확보할지는 미지수다. 마이니치신문은 스가 장관을 지지한 5개 파벌이 서로 지분을 요구하면서 내각과 자민당 당직 인선을 두고 갈등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가 장관은 이날자 아사히신문 인터뷰에서 “파벌의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했지만, 독자세력이 약한 스가 장관이 파벌들의 요구를 완전히 무시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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