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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 대선을 한 달가량 앞두고 코로나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미 대선정국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 시각) 병원 밖으로 ‘깜짝 외출’을 해 지지자들에게 건재한 모습을 보였고, 의료진은 이르면 5일 그가 퇴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대통령의 건강 상태가 매우 좋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증 환자들에게 주로 쓰이는 약품인 스테로이드제 덱사메타손을 투여받았다는 점, 코로나 감염증의 나쁜 증상인 산소포화도 저하를 겪었다는 점 등을 이유로 그의 건강 상태가 심각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로이터·AP통신 등 언론 매체들은 11월 3일로 예정된 대선 선거일 전후에 대선 후보에게 변고가 생길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 지에 대해 조심스럽게 보도했다. 미 시사지 애틀랜틱은 “우리는 (법 등에 의해) 선거의 각 과정 별로 대통령 후보의 심각한 질병이나 사망을 다루기 위한 절차를 갖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대선 후보 유고 시) 심각한 정치적 격변을 동반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다”며, 대선 후보 유고 시 생길 불가피한 혼란에 대해 예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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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미 대선 후보 유고 시 벌어질 상황에 대해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한 내용.

◇선거 연기 가능성이 있나.

“이론상으론 가능하다. 그러나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전망된다. 미 헌법은 의회에 선거일을 결정할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현재 미 하원은 민주당이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하원이 트럼프 대통령 유고를 이유로 대선을 연기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미 대선은 4년마다 11월 첫번째 월요일 다음에 오는 화요일에 대선을 치르도록 돼 있다. 지금껏 미 대선이 미뤄진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선거일(11월 3일) 전 후보자가 사망하면.

“공화·민주 양당 전국위원회는 후보자 유고 시 대체 후보자를 정하도록 하는 규정을 각각 갖고 있다. 그러나 이미 미 전역에서 조기 투표로 200만표 이상이 행사된 상황이고, 11월 3일 이전에 투표 용지를 새로 인쇄하고 배포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의회가 선거를 연기하지 않는 한, 11월 3일 이전에 후보자가 사망하더라도 유권자들은 선거일에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 민주당의 조 바이든 후보 중 한 명을 택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선거인단 투표(12월 14일) 전 후보자가 사망하면.

“미 대선은 대통령 선거인단이 대통령을 뽑는 일종의 간접 선거다. 11월 3일 유권자가 투표한 것을 토대로 12월 14일 각 주의 선거인단(총 538명)이 선거인단 투표를 한다. 538명의 선거인단 중 270명 이상의 표를 얻어야 대선 승리가 가능하다. 그런데 선거인단 투표 전에 후보자가 사망하면 문제가 다소 복잡해진다. 주마다 관련 규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후보자 사망 시 미시간주는 선거인단이 투표 용지에 이름이 적힌 후보자에게 투표해야 한다고 규정하는 반면, 인디애나주는 정당이 대체 후보로 지명한 후보자에게 투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향후 법적 다툼이 생길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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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의 선거인단 투표 개표 결과 승인(1월 6일) 전 후보자가 사망하면.

“이 경우도 다소 복잡하다. 의회는 대선 이듬해 1월 6일 소집돼 선거인단 투표 개표 결과를 승인하게 돼 있다. 만약 1월 6일 전 선거인단 과반 득표를 한 후보자가 숨질 경우 의회가 이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미 수정헌법 20조는 대통령 취임일 이전에 대통령 당선자가 사망할 경우 부통령 당선자가 대통령이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대선 후보자가 선거인단 투표에서 승리한 이후 대통령 당선자가 되는 것인지, 의회가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승인한 뒤에야 대통령 당선자가 되는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의회가 선거인단 과반 득표를 했으나 사망한 후보자에 대한 투표 결과를 승인하지 않는 경우 선거의 과반 득표자가 없게 되고, 이 경우 하원에서 투표를 통해 대통령을 선출하게 된다. 이 경우 각 주에서 한 표씩만을 행사할 수 있는데, 현재 50개 주 대표단 가운데 공화당이 26명을 장악하고 있어 민주당에 우위를 점하고 있다.”

(지금껏 미 대선에서 선거인단 투표에서 우위를 점한 후보가 취임 전에 사망한 적은 없다. 그러나 참고할 만한 예로는 1872년 대선 때 대선 후보였던 호러스 그릴리가 선거인단 투표 직전 사망한 적이 있다. 그릴리의 선거인단 표 대부분은 그의 러닝메이트와 다른 후보들에게로 분산됐다. 극히 일부의 표만 그릴리에게 남았는데, 의회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릴리가 패자였기 때문에 이 문제는 크게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았지만, 사망한 자에게 던진 선거인단의 표가 유효하지 않다는 선례를 남겼다는 지적이 있다.)

◇의회가 선거인단 투표 개표 결과를 승인한 뒤 당선자가 사망하면.

“부통령 당선자가 1월 20일 정오부터 대통령의 직무를 수행하게 된다.”

[이옥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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