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 캡처

미국에서 경찰의 진압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이번에는 만삭인 흑인 임신부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등을 무릎으로 짓눌러 제압하는 장면을 담은 동영상이 공개됐다.

8일(현지시간) CNN과 NBC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후 11시쯤 캔자스시 경찰은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의 한 주유소 앞에서 임신 9개월인 데자 스탈링스(25)를 체포하기 위해 제압하는 과정에서 등을 무릎으로 짓누르고 수갑을 채웠다.

이후 소셜미디어에서 이 같은 체포 과정이 담긴 동영상(사진)이 유포되자 시위대는 캔자스시청과 시 경찰본부 앞에서 항의에 나섰다.

시위대는 임신부를 제압한 경찰관의 해임과 경찰청장의 사임을 촉구했으나 경찰은 감시 카메라 영상을 공개하면서 과잉 진압을 부인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경찰 당국은 당시 15∼20명이 싸우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조사에 들어갔으나 한 남성이 이를 방해하다 도주했고, 그를 쫓는 과정에서 방해한 스탈링스를 체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 관계자는 “스탈링스가 서 있는 상태에서 체포를 시도했으나, 계속 저항해 바닥에 놓고 한 것”이라며 “다리로 제압할 때 압박이 되지 않도록 주의했다”고 밝혔다.

이후 구급차를 불러 병원에서 진찰을 받도록 한 뒤 석방했다고도 했다.

그러나 스탈링스의 변호인은 “의문은 왜 경찰이 임신부를 내던지고, 등에 무릎을 올렸느냐는 것”이라며 “경찰은 그에게 비키라고 했고 방해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이것이 체격이 훨씬 큰 백인 경찰이 120여파운드(약 54㎏) 나가는 임신부의 팔을 머리 위로 비틀고, 등을 무릎으로 짓누르는 것을 정당화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앞서 미국에서는 지난 5월 위조지폐를 쓴 용의자로 지목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숨진 뒤 대대적인 항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으나 이후에도 경찰의 과잉 진압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플로이드는 당시 8분46초 간 수갑을 찬 채 땅에 엎드려 있었고, 백인인 미니애폴리스 경찰관 데릭 쇼빈은 내내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찍어 눌러 결국 숨지게 했다. 전날 CNN에 따르면 구속 기소된 쇼빈은 100만달러(약 11억6000만원)의 보석금을 내고 석방됐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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