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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은행권 DLS·DLF 사태

[銀-신탁 토크①] DLF 풍선효과… 부동산신탁 수탁고 4년래 최대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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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탁고 1년새 43조→52조원

"ELT 규제 대안+부동산 규제 수요 급증"

이코노믹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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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박창민 기자] 국내 은행들이 올 상반기 부동산신탁 수탁고를 20% 가량 늘렸다. 최근 4년래 최대 증가율이다. 이는 은행권이 금융당국의 총량규제로 핵심 신탁상품인 주가연계신탁(ELT) 상품판매에 제동 걸리자 부동산신탁 영업 강화에 나선 것이라는 관측이다.

銀 부동산신탁 수탁고 19%↑…2017년 이후 증가율 최대12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신탁회사로 등록된 국내은행 16곳은 올 상반기 부동산신탁 수탁고로 51조6737억원을 쌓았다. 이는 작년 상반기(43조4176억원) 대비 19.0% 증가한 규모다.

올해 국내은행 부동산신탁 수탁고는 2017년 이후 최근 4년래 가장 빠른 증가 속도를 나타냈다. 은행권은 2017년 상반기 4.0%의 부동산신탁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후 2018년과 지난해 각각 16.0%, 16.4%의 성장세를 보였다.

부동산신탁은 부동산 소유자가 부동산의 관리ㆍ처분ㆍ개발을 신탁회사에 위탁하면서 일정액의 신탁보수를 지불하는 것이다. 부동산신탁이 20% 가까이 늘면서 국내은행의 재산신탁 수탁고 규모도 10% 이상 증가했다. 재산신탁은 부동산신탁, 금전채권신탁, 유가증권 등 세가지로 나뉜다.

올 상반기 은행권의 재산신탁 수탁고는 총 222조9695억원으로 전년 동기(199조5965억원)보다 11.7% 늘었다. 재산신탁 증가세는 3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7년 상반기 12.1% 증가한 재산신탁은 이듬해인 2018년 상반기 0.2% 성장하며 주춤하다 지난해 상반기 11.4% 증가율을 기록한 뒤 올해 11.7% 추가로 성장했다.

올 상반기 재산신탁 가운데 부동산신탁 수탁고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부동산신탁이 19.0% 성장한 올 상반기 금전채권신탁은 9.8% 증가했으며, 유가증권은 32.8% 급감했다.

이에 따라 부동산신탁이 재산신탁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졌다. 올 상반기 재산신탁 대비 부동산신탁 비중은 작년 상반기 21.8%보다 1.4%포인트(p) 오른 23.2%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재산신탁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금전채권신탁은 77.9%에서 76.6%로 1.3%p 줄었다.

"신탁상품 수요 증가, ELT 대안 찾기 맞물린 결과"부동산신탁 수탁고 급증은 커지는 신탁시장 수요와 ELT 총량규제 대안을 찾은 은행권 니즈(Needs)가 맞물린 결과라는 게 은행권 일각의 분석이다.

금감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은행권 신탁 수탁고는 올 상반기 기준 495조7074억원으로 500조원 시대를 앞둔 상황이다. 이는 전년 동기(455조8080억원)보다 8.8% 늘어난 규모다. 2016년 상반기 331조7500억원과 비교하면 증가율이 49.4%에 이른다.

저금리 기조, 고령사회 진입, 코로나19 사태가 신탁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는 게 은행권의 설명이다. 사모펀드 사태로 인해 예금보다는 더 높은 수익율을 보이면서 펀드보단 안전한 투자처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영향도 있다는 분석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리가 제로(0) 수준에 가까워지면서 예금에 대한 매력이 더욱 떨어지자 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찾던 고객들의 자금이 신탁 시장으로도 유입되고 있다"면서 "(인구 14% 이상이 65세 이상인) 고령시대에 진입하면서 노후 대비와 자녀에 대한 부의 이전에 대한 고민이 증가한 것도 영향이 끼쳤다"고 말했다.

신탁 시장이 커지고 있는 반면, 은행권은 핵심 상품인 ELT 판매에 제동이 걸린 실정이다. 지난해 발생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대규모 손실 사태를 계기로 금융당국이 은행의 고위험 금융상품 판매를 규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DLF에 대한 새로운 규제 방안을 내놓으면서, 은행 신탁의 핵심인 특정금전신탁 대표 상품인 파생결합증권신탁(DLS)와 ELT 등을 고위험 상품으로 분류하고 전 은행권 판매 총량에 제한을 두기로 했다. ELT 조기상환으로 한도가 남을 경우에만 상품 판매에 나설 수 있도록 한 것이다. ELT의 경우 지난해 11월 말 시점 잔액 기준을 판매 한도를 제한하고 있으며, 그 규모는 37조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주요 신탁상품인 ELT의 판매 창구를 간헐적으로 여닫을 수 밖에 없어진 은행권들이 대안 찾기에 나섰고, 부동산신탁이 그 일환이라는 게 은행권 일각의 진단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ELT 대안으로 주가연계펀드(ELF) 등을 통한 수익 창출에 나선 것과 비슷한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은행권 다른 관계자는 "ELT가 자산관리(WM) 수수료수익에서 절대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했던 만큼, ELT 판매처가 막히면서 부동산신탁 영업 강화에 나선 것이 수탁고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박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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