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구가 아니라는 것 증명해야"
국내 일부 애플팬덤을 비롯해 커뮤니티에서는 반색하고 있습니다. 신형 아이폰이 출시된 후 국내 1호 아이폰 개통자가 되기위해 외국행 비행기에도 서슴없이 몸을 실던 이들은 "드디어 애플님이 은혜를 내려주셨다"며 아이폰12 한국 1차 출시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고 있습니다.
개인적 취향은 존중받아야 하며, 신형 아이폰 1호 개통자가 되고싶은 마음도 충분히 이해합니다. 오히려 이러한 이벤트가 개인은 물론 업계에도 좋은 자극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 떠들썩한 축제를 즐기기 전, 몇 가지만 진지하게 고민하면 좋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 듭니다.
우선 애플이 갑자기 한국의 애플 팬덤을 위해 아이폰12 1차 출시국에 한국을 포함시킬 가능성이 높은 것은 아니다는 점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 등의 조사에 따르면 애플은 최대 경쟁자 삼성전자 갤럭시의 홈그라운드인 한국을 단 한 번도 존중한 적 없으며, AS 지원 등을 고려할 때 애플 팬덤을 대상으로도 별다른 의지를 보인 적 없습니다.
실망할 이유는 없습니다. 애플이 삼성전자가 버티고 선 상태에서 내수시장도 고만고만한 한국에 무리하게 마케팅을 벌일 이유는, 어찌보면 당연하기 때문입니다. 신사동 가로수길 애플 매장에서 느낄 수 있는 그 위화감 정도가 딱. 애플이 한국을 생각하는 크기로 볼 수 있습니다. 냉정해 보이겠지만 애플에게 한국 시장은 그리 중요하지 않으며, 이는 그 자체로 인정하고 넘어가야 합니다. 단지 이번 1차 출시국 가능성을 두고 지나치게 감격하기 전 냉정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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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애플은 이번에 왜 아이폰12 1차 출시국에 한국을 포함시키려는 것일까. 5G 상용화를 빠르게 추진한 한국이 테스트 베드로 제격이기 때문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한국의 5G 망에서 활동할 애플 팬덤의 데이터가 필요한 겁니다.
이러한 행위도 불법은 아닙니다. 다만 또 한 번 강조하지만, 애플이 아이폰12를 출시하며 1차 출시국에 한국을 포함시키는 장면을 두고 지나치게 감격스러워할 필요는 역시 없어 보입니다. 구글이 인앱결제 수수료 확대를 선언하면서 한편으로 1억달러의 K콘텐츠 지원에 나선다고, 이를 두고 감격할 필요가 없는 것과 비슷합니다.
결국 시장의 선택이고, 진정성을 바탕으로 누가 시장에 안착하느냐의 게임입니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플레이어들이 활동하면서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누군가를 이용하거나 활용하고 손을 잡는 것이 비즈니스의 본질입니다. 당연히 애플이 한국을 신경쓰지 않고, 아이폰12 출시도 순수하게 자사의 판단에 따라 추진하는 것을 나쁘게 볼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중요한 것은 공평하게 주고 받으며, 그 과정이 투명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애플은 어떨까요. 이 비즈니스의 본질을 명확하게 지키면서 상호간의 신뢰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을까요? 아이폰12 한국 1차 출시에 흥분하기 전, 냉정하게 한 번 정도는 생각해야 할 대목인 것 같습니다. 어떨까요?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IT여담은 취재 도중 알게되는 소소한 내용을 편안하게 공유하는 곳입니다. 당장의 기사성보다 주변부, 나름의 의미가 있는 지점에서 독자와 함께 고민합니다.
최진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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