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22 (일)

이슈 2020 미국 대선

“트럼프가 신경쓰는 노인은 트럼프뿐” 고령층 표심잡기 나선 바이든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향신문]

경향신문

미국 대선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미라마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미라마|AF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다음달 3일(현지시간) 대선을 앞두고 여론조사에서 우세한 민주당 대선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인 ‘노인 유권자’ 끌어안기에 나섰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13일 플로리다 펨브룩파인즈에 있는 한 시니어센터를 방문해 “당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희생되거나, 잊혀졌다. 그가 노인들을 어떻게 대했는가”라고 말했다. 플로리다는 선거인단 29명이 걸린 경합주인 데다, 노인 유권자(플로리다 유권자의 30%) 표심이 승패에 큰 영향을 미친다. 트럼프 대통령도 전날 코로나19 음성 판정 후 첫 유세지로 플로리다를 찾았다.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심을 갖는 노인은 오로지 트럼프 본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때 저는 그의 회복을 기도했다”며 “그러나 그는 무모하고 개인적인 행동을 했다”고 했다.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실패를 강조했다. 그는 백악관에서 공화당원들이 서로 포옹하며 ‘코로나19 슈퍼 확산 파티’가 열렸다면서 ‘지난 7개월 동안 손주를 안아보셨냐’며 노인들의 감성에 호소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바이든 후보가 가장 중요한 유권자의 지지를 얻기 위해 직접적인 유세에 나섰다”고 평했다.

경향신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펜실베니아주 존스타운-캠브리아 카운티 공항에서 선거 유세 중 연설하고 있다. 존스타운|A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전날 “바이든의 공약들은 노인들에게 재앙이 될 것”이라며 “바이든은 미국인들보다 불법이민자들에 더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최근 노인 유권자들을 겨냥한 유세 동영상도 촬영했다. 77세인 바이든 후보와 74세인 트럼프 대통령 모두 노인이지만, 스스로 ‘노인’이라는 표현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두 후보의 건강 또한 중요한 쟁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6년 민주당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보다는 바이든 후보가 ‘동질감’ 측면에서 고령층 유권자의 마음을 열기에 유리하다고 미국 매체들은 평가한다.

미국 전체 유권자 중 65세 이상 유권자는 25%다. 바이든 후보는 이들 표심을 얻으면 승리에 한층 가까워지고,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노인 지지층의 이탈은 치명적이다. 2016년 대선 당시 출구 조사 결과, 65세 이상 유권자 사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클린턴 후보에 7%포인트 앞섰다. 특히 플로리다주에선 두 후보간 격차가 17%포인트로 벌어졌다. 사실 2000년 대선 이후 노인 유권자들은 항상 공화당 후보를 선택했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 결과는 4년 전과는 차이가 난다. 지난 3일 공개된 뉴욕타임스·시에나대학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플로리다주 65세 이상 유권자 그룹에서 바이든 후보의 지지율은 47%,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45%로 나타났다. 지난 6일 CNN이 발표한 전국·주별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바이든 후보는 65세 이상 유권자 사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비해 지지율이 21%포인트 앞섰다.

두 후보간 지지율 격차는 최근 확대되는 추세다. 11일 워싱턴포스트·ABC방송 전국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에 12%포인트 앞섰다는 조사가 나온 데 이어 이날 그 격차가 17%포인트로 벌어졌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날 여론조사 전문기관 오피니엄 리서치에 의뢰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7%가 바이든 후보를, 40%가 트럼프 대통령을 각각 지지했다고 보도했다. 에이미 코니 배럿 미국 연방대법관 지명, TV토론,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감염 등이 바이든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가디언은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는 현장투표를, 바이든 후보 지지자는 우편투표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 대선 후 개표 결과가 시간에 따라 변할 수 있다고 가디언은 내다봤다. 또 응답자의 50%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할 경우 결과를 승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 가운데 66%는 선거가 조작될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번 조사는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미 18세 이상 성인 2003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 장도리 | 그림마당 보기
▶ 경향 유튜브 구독▶ 경향 페이스북 구독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