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3구 매수자와 매도자 간 힘겨루기...임대차2법으로 집주인 반전세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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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신반포로 인근에 아파트 단지가 밀집해 있다. 사진=이코노믹 리뷰 이소현 기자 토지거래허가구역 신고가...거래 멈추며 하락 없어15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강남구 대치동에선 지난 1~7월까지 월평균 40건 이상의 거래가 이뤄졌지만, 8월 7건에 이어 9월에는 단 4건의 실거래만 이뤄졌다. 토지거래허가제가 도입 직전인 6월 중순 거래량이 치솟았지만, 이후 급격히 감소하며 거래절벽이 나타나고 있다.
대치동 대치역 바로 앞에 위치한 래미안대치팰리스1단지에선 지난 6월말 이후 현재까지 단 1건의 실거래 신고가 이뤄졌다. 남아 있는 신고기한을 고려해도 1278가구 규모의 대단지에서 두달 남짓 거래가 사라진 것이다. 지난 8월에만 94㎡(이하 전용면적)이 이전 실거래가와 비슷한 32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정부가 발표한 6.17 부동산 대책에 따라 잠실 마이스(MICE, 회의ㆍ관광ㆍ컨벤션ㆍ전시회) 개발사업, 영동대로 복합개발사업 부지와 그 영항권을 토지거래허가제 구역으로 묶으면서, 강남구 청담ㆍ대치ㆍ삼성동과 송파구 잠실동이 규제지역으로 지정됐다.
토지거래허가제는 투기를 방지하기 위해 실거주 요건을 강화한 제도다. 규제지역에서 18㎡ 이상의 주거용 토지를 거래할 때는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2년간 실거주하면서 매매나 임대가 금지된다. 이에 따라 토지거래허가 구역에선 거래가 줄었다. 그러나 매물이 풀리지 않는 가운데 집값은 조정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 단지에선 신고가가 나왔다. 또다른 허가제 구역인 송파구 잠실동에선 리센츠 전용 98㎡가 지난달 25억9700만원에 손바뀜했다. 직전 최고가인 23억5000만원보다 2억원 이상 오른 가격이다. 5000가구가 넘는 이 단지의 경우 10억원대의 소형 면적(28㎡)이 있어 거래가 이어졌다. 다만 중대형 면적에선 거래가 끊겼다가 호가가 또다시 오른 것이다.
허가제를 피한 곳들도 연이은 대책 발표 이후 거래가 줄었지만 가격은 여전히 상승세다. 서초구 대장주 중 하나인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5㎡형은 지난 7월 직전 최고가보다 4억원 오른 35억7000만원에 거래된 이후 9월에도 35억9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잠원동에선 신반포자이 85㎡가 8월말 세달 만에 1억원 상당 오른 28억원에 매매계약되는 등 신고가를 경신했다.
대치동과 강남 학군을 공유하는 도곡동에선 도곡렉슬 59㎡형이 지난달 14일 21억8000만원에 실거래됐다. 직전 최고가인 19억5000만원에 거래된 이후 2억원 이상 오른 것이다.
도곡동 중개업자는 "강남 학군은 여전하다 것을 다시 한번 체감했다"면서 "내년 이사 시즌이 끝날 때까지는 열기 가 계속될 거라고 보고, 더 오를 수도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20억 넘는 전세 물건, 찾아가도 "없어요"...반전세 선호토지거래허가제로 묶인 강남3구 매매시장에서 거래절벽과 신고가가 맞물려 나타나는 가운데, 전세값 상승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세금 부담이 늘어난 가운데 임대차2법(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이 시행되면서 집주인이 돌아오거나 보증부 월세인 반전세를 놓는 경향도 뚜렷해지고 있다.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95㎡ 주택형은 지난 7월 18억5000만원에 거래된 이후 이달 22억원에 전세매물이 나왔지만 하루 만에 거래가 멈췄다. 인근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집주인이 종합부동산세를 내야겠다 면서 물건을 거두고 반전세로 전환했다"면서 "지금은 세금 부담이 늘어났는데, 임대차2법까지 시행되자 집주인들이 돌아오면서 매물이 나오지 않는다. 그나마도 전세 물건은 없고 반전세만 있다"고 전했다.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 84㎡ 또한 이달 8일 17억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난 7월 같은 주택형이 15억원에 거래된 이후 2억원 오른 가격이다.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84㎡도 지난달 최고가인 18억원에 전세 물건이 거래되는 등 30평대 전세값이 20억원대에 다가서는 모습이다.
그러나 전세가격 상승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한국감정원 주간 아파트 동향 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67주 연속 우상향하고 있다. 강남권의 경우 비수기인 7월에도 0.33%를 기록하며, 8월 0.50%, 9월 0.44%로 상승을 이어갔다.
윤지해 부동산114연구원은 "강남 일부 단지들의 매매가격이 내리는 것은 급매처럼 보이지만 층수와 주택형에 따른 것이다. 상승세가 둔화되긴 했지만, 0.01%에서 떨어지진 않고 있다"면서 "전세가격 상승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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