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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차기 대선 경쟁

野 대선주자들 당 밖에서 ‘각개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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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10년간 시대정신 고민”

원희룡 이어 대권 도전 공개 선언… 유승민-홍준표-안철수도 출마 의지

대부분 원외… 당 활력소 되지 못해, 당내 “김종인이 판 깔아줘야” 지적

동아일보

유력 차기 대선 주자가 없는 국민의힘 안팎에서 잇따라 2022년 대선 도전 선언이 나오고 있다. 22일엔 오세훈 전 서울시장(사진)이 대선 출마 선언을 했다. 지난주엔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대선 도전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대부분 원외 인사인 데다 국민의힘 밖의 외부 행사에서 제각각 목소리를 내는 데 그치고 있어 국민적 주목을 끄는 데는 여전히 2% 부족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오 전 시장은 이날 김무성 전 의원이 주도하는 ‘더 좋은 세상으로’(마포포럼) 세미나에 참석해 “(서울시장 사퇴 이후) ‘공백기’라고들 하는 지난 10년 동안 시대정신을 고민하고 나라의 대안을 찾기 위해 준비해 왔다”며 대선 도전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실수도 있었고 실패도 있었다”면서 2011년 무상급식 논란으로 서울시장 자리를 여권에 내준 것을 반성하면서 안심소득과 핵무장 지렛대론 등 대선공약급 어젠다를 제시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과 무소속 홍준표 의원은 총선이 끝나자마자 대선 출마 의지를 여러 차례 밝혔다. 유 전 의원은 5월 팬클럽 ‘유심초’ 인터넷 카페에 올린 영상 메시지에서 “내년 대선 후보 경선과 2022년 3월 9일 대선이 저의 마지막 남은 정치 도전”이라고 했다. 홍 의원 역시 페이스북 등에서 “저로서는 마지막 꿈이며 (탈당한 뒤) 대구 수성을에 굳이 출마한 것도 2022년을 향한 마지막 꿈이자 출발”이라고 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역시 ‘서울시장 출마론’을 극구 부인하며 대선 준비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이런 움직임들은 제도권 밖에서 각개전투 형태로 진행되고 있어 아직 제대로 힘을 받지 못하는 형국이다. 안 그래도 민주당 이낙연 대표, 이재명 경기도지사처럼 딱 부러지는 대선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우후죽순 격으로 장외에서 도토리 키 재기를 벌이고 있는 셈이다. 마포포럼은 김무성 전 의원 등 비박(비박근혜)계 원외 인사가 다수 참여하고 있고, 유 전 의원과 친한 전·현직 의원들이 참여하는 여의도 카페 ‘하우스(How‘s)’ 등 당 밖의 정치 플랫폼이 오히려 주목받는 모양새다. 그러다 보니 일각에선 1997년 신한국당에서 이회창 박찬종 최형우 김덕룡 등 ‘9룡’이 경쟁했던 것처럼 ‘2020년판 9룡’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이 때문에 야권 안팎에선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당내 주자들을 위한 경쟁의 무대는 만들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한 대선 주자 측 인사는 “김 위원장이 메시지를 독식하지 말고 ‘대선 주자 원탁회의’를 만들어 매주 회의를 해야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날 오 전 시장 역시 특강에서 자신을 포함해 홍 의원과 안 대표, 원 지사와 유 전 의원 등 5명이 참석하는 ‘국가정상화 비상연대’를 제안하면서 “우리 당에서 마치 누구를 갑자기 영입하면 서울시장 후보, 대선 후보가 된다는 이런 식의 코멘트를 당의 대표적 지위에 있는 분들이 하는 건 참으로 안타깝다”며 김 위원장을 겨냥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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