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회의서 결정 안나면 26일 재논의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 최종 라운드에 진출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16일 스위스 제네바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제네바 주재 각국 대사들을 초청해 개최한 리셉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네바=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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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 지지 후보 결정에 난항을 겪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 등 다수 국가와 동유럽ㆍ발트해 국가 간에 의견이 나뉘면서 오늘(23일)로 예정된 통상 외교관 회의에서도 진통이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 유럽판은 이날 EU 회원국들이 WTO 총장으로 누구를 선택할지를 두고 합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독일과 프랑스 등 다수가 나이지리아의 응코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 지지 입장을 고수하면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지지하고 있는 동유럽과 발트해 국가들과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올해 하반기 EU 순회 의장국인 독일과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이번 주 오콘조이웨알라 후보에 대한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말처럼 쉽지 않았다. 지난 21일로 예정됐던 EU 회원국 회의에서 오콘조이웨알라 후보에 대한 지지 입장을 채택할 계획이었지만 막판에 회의가 취소됐다고 복수의 외교관은 전했다. 독일은 시간을 벌기 위해 23일로 회의 날짜를 바꿨다.
독일 등이 오콘조이웨알라 후보 지지를 고수하는 이유는 EU와 아프리카의 관계 떄문이다. EU 정상들은 최근 EU와 아프리카의 관계라는 맥락에서 이번 지명에 대해 논의했으며,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일치된 입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유 본부장을 지지하는 국가의 외교관들은 한국이 동유럽, 중유럽 일부 지역과 긴밀한 경제적 관계를 갖고 있다는 점, 유 본부장이 더 우세한 통상 분야 경험을 갖고 있다는 점 등을 지지 이유로 들고 있다.
EU는 회원국 27개국의 의견을 수렴해 한 후보를 지지한다는 입장이다. 독일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반대하는 국가들이 EU 회원국 다수의 입장을 따르도록 하기 위해 각국과 개별적으로 논의를 하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다만 모든 회원국이 입장을 통일할 수 있을지 여부는 미지수다. 이날 열리는 EU 회원국 통상 외교관 회의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EU 회원국 대사들은 오는 26일 논의에 다시 착수할 예정이다.
한편 WTO는 지난 19일부터 164개 회원국을 상대로 유 본부장과 오콘조이웨알라 후보에 대한 최종 선호도 조사를 하고 있다. 조사는 오는 27일까지 예정돼 있다. 164개 회원국 가운데 과반 득표선은 82표이지만 컨센서스를 형성해 단일 후보로 합의해야 한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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