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7.4%포인트 앞서...부동층, 4년전 11% 올해 3%
여론조사 격차 크고, 부동층 줄어 안정적 우위
트럼프, 플로리다·조지아서 역전...대대적 추격전 시동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각) 위스콘신주의 웨스트 세일럼에 마련된 유세장에 도착해 큰 소리로 이야기를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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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을 일주일 앞둔 27일(현지시각)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2016년 대선에서 역전패를 당했던 힐러리 클린턴 후보보다 여론조사상 훨씬 더 안정적인 우위를 구축하고 있다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보도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선거인단 29명이 걸려 최대 경합주로 꼽히는 플로리다에서 지난 4월 이후 처음으로 각종 여론조사 평균에서 바이든을 앞서가는 등 막판 대역전극의 시동을 걸었다.
더힐은 이날 “힐러리는 선거를 일주일 앞두고 지지율이 하락했지만, 바이든은 안정적”이라며 이미 6000만명이 넘는 기록적 사전투표가 이뤄졌고, 선거판도를 바꿀 수 있는 부동층의 감소로 막판 판세가 뒤집힐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패트릭 머레이 몬머스대 여론조사연구소장은 “4년 전보다 (여론조사에서) 유권자들의 변동성이 덜하다”며 “지난번과 같은 후보들의 지지율 격차 감소가 이번엔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실제 정치분석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지난 2016년 대선에서 대선 3주전 힐러리는 전국 지지율 평균에서 트럼프보다 7.1%포인트 여유있게 앞서가고 있었지만 대선 일주일전 2.2%포인트차로 급격하게 좁혀졌다. 그러다 대선 5일전엔 1.3%포인트의 초경합 상황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바이든의 경우 대선 3주전 트럼프에 10%포인트차로 이겼고, 대선 일주일전인 이날까지 7.4%포인트로 비교적 큰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다 4년전 힐러리는 이 기간 동안 지지율이 46~49% 수준으로 과반을 넘지 못했지만, 바이든은 50~52%를 기록하고 있다. 부동층도 당시엔 11%정도 있었지만, 올해 대선에선 3%정도로 크게 줄었다고 여론조사회사 모닝컨설트가 이날 밝혔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41~43%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부동층이 모두 트럼프 대통령을 찍는다고 해도, 바이든을 이기기 쉽지 않은 것이다.
미 대선은 전국 득표가 아니라 주별 승자독식 방식의 선거인단 확보 싸움에서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히 전국 득표율이 높다고 대통령이 되는 것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전국 득표에서 약 300만표 졌지만, 러스트 벨트(쇠락한 북동부 공업지대)의 펜실베이니아(선거인단 20명)·미시간(16명)·위스콘신(10명)에서 0.3~0.7%포인트차로 이겨 선거인단 46명을 싹쓸이하면서 대통령이 될 수 있었다.
더힐은 그러나 이번엔 러스트벨트에서도 부동층이 3~5% 정도라고 밝혔다. 이들 3개주에서 바이든은 각각 3.8%포인트, 9.4%포인트, 5.5%포인트 앞서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부동층이 모두 트럼프를 찍지 않는 한 바이든의 승리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공화당의 선거전문가인 데이비드 윈스턴조차도 더힐에 “얼마나 앞서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바이든이 선두에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27일(현지시각) 조지아주의 애틀랜타 유세현장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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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트럼프 대통령이 호락 당하지는 않을 것이 분명하다. 이날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각종 여론조사 평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월 이후 처음으로 최대 경합주인 플로리다(선거인단 29명)에서 바이든을 0.4%포인트차로 역전했다. 대선 3주 전인 지난 13일만해도 격차가 3.7%포인트에 달했던 것을 감안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2주만에 4%포인트를 따라 잡은 것이다.
플로리다와 함께 남부 ‘선벨트’의 경합주인 노스캐롤라이나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0.7%포인트까지 따라 잡으면 엎치락 뒷치락하고 있고, 애리조나에서도 격차를 2.4%포인트까지 좁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펜실베이니아의 세곳에서 집중 유세를 했고, 이날은 미시간·위시콘신·네브라스카 등 3개주를 돌며 대규모 유세를 이어갔다. 2016년과 같은 대규모 유세로 막판 바람몰이를 하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텃밭이지만 이번 대선에서 의외로 경합지로 떠오른 남부의 조지아에서도 이날 0.4%포인트차로 바이든을 앞서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들어 바이든에게 조지아에서 역전을 허용한 후 지난 17일엔 2%포인트 격차까지 밀리기도 했다. 조지아는 1992년 이후 민주당 대선후보가 한 번도 이기지 못한 공화당 텃밭이다.
그러자 바이든은 이날 조지아주를 돌며 트럼프를 향해 “우리는 역사를 통해 사기꾼과 위선적인 포퓰리스트들을 봐왔다”며 “그들은 국가가 가장 큰 타격을 입었을 때, 우리가 가장 취약한 상태에 있을 때 등장한다”고 맹공격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오로지 자신을 위하는 대통령이 아닌 모두를 위하는 대통령, 분열이 아닌 통합하는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했다. 전국적인 우세를 앞세워 트럼프 대통령의 집토끼까지 넘보는 공격적인 유세전략을 펴고 있는 것이다.
[워싱턴= 조의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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