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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슈 법의 심판대 오른 MB

재수감 이명박 “나라가 많이 걱정된다”…끝내 사과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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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역17년 확정 동부구치소행

자택앞 시민 “사과하라” 외쳐


한겨레

2일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 동부구치소로 수감되기 위해 서울 논현동 사저를 떠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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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낮 12시 서울 강남구 논현동 이명박 전 대통령 자택 앞에서 한 시민이 “이명박은 사과하라”고 목청껏 외쳤다. 그의 외침은 이 전 대통령 집 안에서 흘러나온 찬송가 소리와 극적인 대조를 이뤘다. 찬송가는 ‘이명박 장로’를 위한 기도와 함께 담장 밖으로 흘러나왔다. 이 전 대통령 집에서 나온 한 소망교회 교인은 기자들에게 “이 장로는 씩씩해 보였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후 측근들과의 만남에서도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끝내 사과하지 않았다.

횡령과 뇌물 수수 등의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17년 형이 확정된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송파구 문정동 서울동부구치소에 재수감됐다. 지난 2월25일 서울고법의 구속 집행정지로 풀려난 뒤 251일 만이다. 그는 공개적인 입장 표명 없이 짙은 선팅으로 가려진 승용차를 타고 구치소로 향했다. 소송을 담당한 강훈 변호사를 통해 “수형 생활을 잘하고 오겠다. 나는 구속할 수 있어도 진실을 가둘 수는 없다는 믿음으로 이겨내겠다”는 입장만 밝혔다.

이날 자택 앞은 취재진 50여명과 이 전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하는 유튜버와 시위대, 지지자들로 뒤섞여 소란스러웠다. 50대로 보이는 한 유튜버는 아침 7시부터 ‘이 전 대통령 대국민 사과 촉구’ 시위를 벌였다. 그는 “대국민 사과 없이 널찍한 독방 없다. 대국민 사과 하라. ‘법치주의가 죽었다’는 이 전 대통령 망언에 유감을 표명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30대 초반의 한 유튜버는 ‘축 이명박 구속’이 적힌 리본을 자택 건너편 나무에 설치하려다 경찰에 제지당하기도 했다. 반면 10여명의 이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이명박 때가 잘살았다”는 구호를 반복했다. 경찰은 2개 중대 150여명을 자택 주변에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한겨레

회사 자금 횡령과 뇌물 수수 혐의 등으로 지난달 29일 대법원 상고심에서 징역 17년이 확정돼 2일 오후 구치소로 재수감되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 앞에 이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과 정치인들이 모여 있다. 공동취재사진/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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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날 오후 1시에 이 전 대통령을 만난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정치적인 얘기는 없었다. (측근들에게) 건강 등의 안부만 물었다”며 “(이 전 대통령이 측근들에게)‘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나라가 많이 걱정된다’는 말씀도 했다”고 기자들에게 전했다. 장 의원을 비롯해 권성동·조해진 국민의힘 의원,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측근들이 이 전 대통령을 배웅했다.

오후 1시46분께 자택을 떠난 이 전 대통령은 10여분 만인 2시께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했다. 그는 재판에 참여한 검사가 신원 확인과 형집행 고지 등의 절차를 마치고 10여분이 지난 뒤 검찰 차량을 타고 서울동부구치소로 향했다. 이 전 대통령은 13.07㎡(3.95평)의 독거실에 수감될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수감된 서울구치소의 독거실(10.08㎡)보다 조금 넓다. ​전직 대통령을 예우하는 차원에서 일반 수용자 3~6명이 쓰는 방을 개조했고, 방 안에는 텔레비전과 싱크대가 마련돼 있고 화장실이 딸려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형이 확정된 기결수는 보통 구치소에서 지내다가 교도소로 이감된다. 하지만 전직 대통령인데다 고령인 이 전 대통령은 교도소 이감 없이 구치소에서 형을 이어갈 가능성도 있다.

구속 기간 1년을 제하면 이 전 대통령은 16년을 감옥에서 보내야 한다. 그가 2036년에 만기 출소하면 95살이다. 물론 도중에 풀려날 수도 있다. 건강 상태가 악화되면 형집행정지가 이뤄질 수 있고, 형기의 3분의 1을 채우면 가석방도 가능하다. 아무런 제한 없이 풀려날 수 있는 방법은 대통령의 특별사면이 유일하다.

전광준 배지현 기자 ligh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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