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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이슈 동학개미들의 주식 열풍

월급날 투자하는 개미, 월초 수익률 짭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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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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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개미'들이 대거 유입된 올해 증시에서 '월말 효과(TOM·Turn of the Month)'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월말 효과란 대부분 샐러리맨 월급일이 월말에 몰려 있기 때문에 증시와 펀드로 자금이 유입되는 것도 월말에 대거 이뤄져 이로 인해 주가가 상승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월말 효과로 주가에 기업가치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업계에서는 이런 현상을 증시 비효율성이 증가하는 방증이라고 지적한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10월 코스피200 월말 종가 대비 다음달 5거래일째 수익률을 집계한 결과 4월을 제외하고 매달 플러스 성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만 투자했을 때를 가정하면 수익률이 36.8%에 달한다. 올해 들어 지난 6일까지 코스피200이 9.6% 상승한 것과 대비하면 같은 기간 월말·월초에 투자하는 것만으로도 27.2%의 초과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셈이다. 수익을 모두 코스피200에 재투자했다면 누적 수익률은 43.11%에 이른다.

월말 효과는 주로 1990~2000년대 초반까지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월말 평가를 앞두고 성과 개선을 위해 매수세를 집중시키면서 나타났다. 이때 월말 5거래일 안에 수익이 발생하는 패턴을 띤다. 그러나 올해 월말 효과는 월초 5거래일 안에 대부분 수익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코로나19에 따른 '동학개미운동'으로 증시에 뛰어든 개인투자자들이 새로운 투자 패턴을 만들어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유승민 HDC자산운용 멀티솔루션본부장은 "요즘 나타나는 월말 효과는 과거와 달리 월말 성과 개선을 위한 기관투자가들의 인위적인 매수세가 거의 없기 때문에 '윈도 드레싱 효과'와는 거리가 멀다"며 "다만 지난 10년간 월초 5거래일 안에 주식투자로 인한 이익이나 손실이 집중되면서 변동성이 커지는 특징이 발견됐는데, 많은 투자자가 월말에 계획을 짜서 월초 며칠 사이에 실제 처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실제 올해 들어 개인투자자 자금이 증시에 대거 유입된 가운데 월말이면 개인 매수세가 몰렸다가 월초에 처분이 이뤄지는 양상이다. 올해 11월까지 월말 5거래일간 개인 코스피 순매수액을 합산하면 약 12조7600억원으로 월초 5거래일간 순매수액(약 4조1900억원) 대비 3배가량 높았다. 이는 2018~2019년 개인투자자들이 주로 월말에 주식을 처분하면서 월말 5거래일간 순매수액이 마이너스를 보인 것과 대조된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 주식을 처음 시작하는 투자자가 꾸준히 늘면서 매월 말 신규 유입되는 자금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월말에 이벤트가 많이 벌어지는 우연도 겹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이러한 월말 효과는 보편적 현상이 아닌 예외적 현상이기 때문에 참고 지표로만 활용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실제 2010년 이후 11개 연도 중 코스피200에 월말 혹은 월초 5거래일만 투자하는 방식이 연 수익률을 앞선 사례는 6번뿐이다. 또 같은 기간 누적 수익률을 연도별로 집계한 결과 월말 투자는 평균 수익률이 4.13%를 기록한 반면 월초 투자는 평균 수익률이 0.55%에 그쳤다.

그러나 최근 10년간 코스피200 수익률은 연 4.31%로 나타나 월말·월초에 투자했을 때보다 꾸준히 보유했을 때가 성과가 더 좋았다.

[문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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