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오부치 선언’ 초안 만든 사사에 日국제문제硏 이사장
일 외무성 사무차관을 역임한 그는 18일 자신의 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트럼프-김정은 회담은 아무 진전이 없다는 것이 명확해졌다. 정상들이 먼저 만나서 정치적인 메시지만 발신하는 것이 과연 좋은지에 대해 잘 생각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가 수장(首長)으로 있는 일본국제문제연구소는 외무성 산하기관으로 그의 발언은 사실상 일본 정부 입장을 대변한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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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스가 총리가 12월 서울 한·중·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방한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상식적으로 볼 때 일한 관계가 악화해 있는 상태에서 일본 총리가 잘될 것이라는 전망도 없이 방한하는 것은 생각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징용 문제는 양국 관계의 근본을 건드리는 것인데 그 장애물을 제거하지 않고서는 힘들다”고 했다.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이 부통령으로 활동할 때를 포함해 2012년부터 약 6년간 주미 대사로 일했던 그는 “바이든은 트럼프가 충분한 준비 없이 김정은에게 신뢰감을 부여한 것에 대해 비판적이었다. 그런 것을 보면 쉽게 미·북 정상회담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바이든이 한·일 간 화해에 나설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했다. 그는 “(내가) 주미 대사 시절에 일·한 간 문제가 생길 때마다 오바마 정권이 이를 우려했다”며 “일본과 한국이 서로 자국을 지지해 달라고 했는데 미국은 여기에 질려 있다. 바이든은 아마도 일·한 간 문제에 깊이 관여하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을 역임하며 일본의 지한파(知韓派) 계보를 이어왔다. 1998년에는 북동아 과장으로 있으면서 한·일 간 21세기 파트너십을 선언했던 ‘김대중-오부치’ 선언 초안(草案)을 만들었다. 그는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의 여권에서 ‘문재인-스가’ 선언을 만들자고 나선 데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DJ-오부치 선언은 두 정상의 신뢰 관계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그런 과정 없이 ‘문재인-스가 선언이 좋다’는 말만 하며 제대로 현실을 반영하지 않은 선언은 의미가 없다”고 했다.
[도쿄=이하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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