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형사6부(재판장 오석준)는 20일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의원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앞서 김 전 의원의 딸은 2011년 파견 계약직으로 KT스포츠단에 입사했으나 이듬해 KT 신입사원 공채에서 최종 합격해 정규직이 됐다.
이 과정에서 김 전 의원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이던 2012년 국정감사 기간에 이석채 전 KT회장의 국감 증인 채택을 무마해주는 대가로 딸의 정규직 채용이라는 형태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작년 7월 기소됐다.
1심은 김 전 의원 딸의 부정 채용은 인정하면서도 김 전 의원 본인이 직접 이익을 제공 받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를 뇌물 수수죄로 처벌하기 힘들다고 보고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간사로서 증인 채택에 관한 (김 전 의원의) 직무와 딸의 채용 기회 제공 사이에 대가성이 인정된다”며 “김 전 의원과 함께 거주하는 딸에게 취업 기회를 제공한 것은 사회통념상 김 전 의원이 뇌물을 수수한 것과 동일하게 평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국회의원이 딸의 취업기회를 뇌물로 수수하는 범행은 그 자체로 매우 부정한 행동이고, 중진 국회의원이자 국회 환노위 간사로서 지위와 책임을 고려할 때 비난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8년 전의 범행으로 당시에는 자녀의 부정 채용만으로도 뇌물죄로 처벌될 수 있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지 않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 전 의원은 선고 직후 “날조된 검찰의 증거들로 채워진 허위 진술과 허위 증언에 의해 판단된 잘못된 결과”라며 “즉각 상고하겠다”고 밝혔다.
김 전 의원에게 딸의 정규직 채용이라는 뇌물을 준 혐의로 함께 기소된 이석채 전 KT회장 역시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이날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박국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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