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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화)

마라도나에 ‘등번호 10’ 바친 메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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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도나의 뉴웰스 유니폼 입고 오사수나전서 득점 후 세리머니

29일(이하 한국 시각) FC바르셀로나와 오사수나의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 11라운드가 펼쳐진 바르셀로나의 캄노우 경기장. 3-0으로 앞서던 후반 28분, 바르셀로나 리오넬 메시(33·아르헨티나)가 페널티박스 정면 부근에서 왼발 중거리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동료들 축하를 받은 메시가 갑자기 유니폼 상의를 벗자 또 다른 유니폼이 나타났다. 숨겨둔 유니폼을 드러낸 메시는 양손에 입을 맞춘 뒤 팔을 뻗어 올리며 한동안 하늘을 바라봤다. 이 상의는 지난 25일 심장마비로 향년 60세에 세상을 떠난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가 선수 시절 뛴 아르헨티나 뉴웰스 올드 보이스의 유니폼이다.

조선일보

FC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가 최근 세상을 떠난 디에고 마라도나의 선수 시절 유니폼을 드러내며 골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왼쪽). 마라도나는 1993년 아르헨티나 뉴웰스 올드 보이스에서 뛰었고(오른쪽) 메시는 이 클럽 유소년팀에서 꿈을 키웠다. /리오넬 메시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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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가 등 번호 ’10′이 새겨진 이 유니폼을 입은 각별한 이유가 있었다. 마라도나는 1993년 뉴웰스 올드 보이스에서 1년 동안 뛰었고, 메시는 2000년 바르셀로나에 합류하기 전까지 6년간 이 클럽 유소년팀에서 수퍼스타의 꿈을 키웠다. 특히 10번은 마라도나를 상징하는 번호이자, 메시가 바르셀로나와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 사용하는 등 번호다. ‘제2의 마라도나’로 불리며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 에이스 바통을 이어받은 메시는 지난 2010 남아공월드컵 당시 대표팀 감독이었던 마라도나와 함께 8강에 진출한 인연도 있다. 메시는 경기 후 자기 인스타그램에 자신의 세리머니와 같은 포즈를 취한 마라도나 사진을 나란히 올리며 “잘 가요, 디에고”라고 적었다. 메시는 이 추모 세리머니로 경고 카드를 받았다. 축구 규정에 따르면 경기 도중 유니폼을 벗으면 경고가 주어진다.

이날 경기는 마라도나 추모 분위기 속에 펼쳐졌다. 경기 전엔 그라운드 한가운데 10번 유니폼이 놓인 채 양 팀 선수들이 둘러서서 묵념하기도 했다. 마라도나는 1982∼1984년 바르셀로나에서 뛰면서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했다. 바르셀로나는 메시의 쐐기골(리그 4호골)을 포함해 4골을 터뜨리며 오사수나를 4대0으로 제압했다. 한편 아르헨티나 검찰은 지난 3일 마라도나가 경막하혈종으로 뇌 수술을 받던 당시 의료 과실이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마라도나 주치의인 레오폴도 루케를 조사 중이다.

[주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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