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측 “1월 20일 취임일 전까지 계속 소송할 것”
◇12월8일이 왜 중요한가
각 주가 선정한 선거인(electors)들은 14일(12월 둘째 수요일 다음 월요일) 해당 주에 모여, 주의 선거 결과에 따라 또 다시 투표한다. 이 투표 결과는 1월6일 미 의회에서 개표한다. 그런데 각 주는 선거인단의 간접투표 6일 전(12월8일)까지 투표 결과와 선거인을 확정해야 해, 의회의 인정을 받아야 한다. 사실 그 동안 미 대선에서 ‘세이프하버 데드라인’은 거의 주목 받지 못했다. 미 대선 결과가 올해처럼 분쟁과 갈등에 휘말린 적이 없었고, 공화·민주 양당 후보 모두 대선일의 개표 결과에 승복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변호인단은 지난달 3일 미 대선 이후, 특히 선거인 수가 많은 접전 주였던 조지아·미시간·펜실베이니아·네바다·애리조나·위스콘신 등 6곳에서 주(州)의 이 투표 결과 승인(certification)을 늦추거나 번복하려고 계속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이 6개 주 모두 지난1일까지 모두 바이든의 승리로 대선 결과를 확정했다. 트럼프 대통령 자신도 미시간과 펜실베이니아 주의회의 공화당 하원의장에게 주 차원의 개표 결과 확정을 번복하라고 요청하고, 조지아의 공화당 주지사에게도 주(州)선거인을 ‘공화당’으로 교체해달라고 압력을 가하기도 했다.
◇연방 대법원, 펜실베이니아 공화당의 소송 기각
월스트리트저널과 NBC 방송 등 미 언론은 또 각주의 법원들이 ‘세이프하버 데드라인’ 이후에는 선거·개표 관련 법적 소송을 기각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트럼프가 임명한 대법관 3명이 포함해 보수와 진보 성향의 비율이 6대3인 미 연방대법원은 8일 조 바이든의 승리를 엎으려는 펜실베이니아주 공화당의 소송을 구체적인 이유 없이 “대법원에 요청한 (개표 확정) 금지명령 신청을 기각한다”고 단 한 문장으로 기각했다. 바이든은 펜실베이니아에서 8만표 차이로 이겼다. 공화당 측은 250만 표에 달하는 우편투표를 무효화해야 한다며, 연방대법원에 주 정부의 개표 결과 확정을 막는 소송을 냈다. 같은 날 애리조나 주대법원도 주의 승인이 끝난 투표 결과를 놓고, 대도시 피닉스 지역의 부정 투표 가능성을 더 조사해야 한다는 주 공화당 측의 소송을 기각했다.
미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진영은 지금까지 근 50건의 선거 분쟁 소송을 제기했지만 다 졌다. 이제 주 차원에서는 조지아·애리조나·위스콘신·펜실베이니아에서 수 건이 남아 있고, 연방 차원에선 위스콘신과 애리조나에서 3건이 남아 있다. 그러나 트럼프 진영의 소송은 계속될 예정이다. 트럼프 캠프는 8일 보도자료를 내고 “12월8일을 넘겨 선거 결과에 대한 다툼이 진행된 것은 선례(先例)가 없지 않다”며 “작고한 루스 베이더 긴스버그 대법관도 2000년 미 대선 분쟁 때 ‘최종적으로’ 의미있는 날짜는 의회가 선거인단의 투표 결과를 개표하고 승인하는 1월6일이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 보도자료는 또 “미 헌법이 유일하게 확정한 날짜는 1월20일 정오 대통령 취임일”이라고 했다.
[이철민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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