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사 밖에선 양측 지지자 대결
한동수 “진실을 증언할 따름”
악의적 보도 소송 방침 밝혀
윤석열 검찰총장 검사징계위원회 2차 심의가 열린 15일 윤 총장은 출근길에 대검찰청 앞에서 자신을 지지하는 시민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이육사 시인(1904~1944)의 시를 인용해 검찰개혁을 멈추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법무부와 대검에는 1차 심의에 이어 추 장관과 윤 총장 지지자의 꽃바구니·화환 대결이 벌어졌다.
윤 총장은 이날 오전 9시10분쯤 서울 서초구 대검 정문 안으로 들어가다 차량에서 내려 응원 집회를 열고 있는 시민들에게 다가갔다. 윤 총장은 “그동안 여러분들 아주 응원해주신 거 감사한데 오늘부터 강추위가 시작되니까 이제 여기 나오지 마시고”라며 “너무 날씨가 추워지니까 이제 그만하셔도 내가 마음으로 감사히 받겠다”고 말했다.
윤 총장이 지난달 24일 징계위에 회부된 이후 외부 발언을 자제해온 만큼 이날 모습은 이례적이다. 징계위 결과에 따라 마지막 출근길이 될 수 있다는 판단도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윤 총장의 특별변호인 이완규 변호사는 징계위에 출석하면서 “총장님이 ‘최선을 다해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대검 앞에는 윤 총장을 지지하는 시민들이 보낸 화환 20여개가 놓였다. 화환에는 “윤석열 총장님 사랑합니다” “윤석열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검찰이 지켜주세요” 등의 문구가 적혔다.
추 장관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육사 시인의 시 ‘절정’의 “겨울은 강철로 된 무지갠가 보다”라는 구절을 인용하며 “꺾일 수 없는 단단함으로 이겨내고 단련돼야만 그대들의 봄은 한나절 볕에 꺼지는 아지랑이가 아니라 늘 머물 수 있는 강철 무지개로 나타날 것”이라고 적었다. 무리한 징계 시도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흔들리지 않고 검찰개혁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날 법무부에는 친정부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딴지일보 회원들이 추 장관과 김태훈 법무부 검찰과장, 박은정 감찰담당관 등을 응원하는 꽃바구니 20여개가 배달됐다. 꽃바구니에 달린 리본에 “윤석열 검찰총장 만나서 더러웠고 다시는 만나지 말자” “훌륭한 변호사들이 검사의 빈자리를 채우련다” “빠른 공수처 조직으로 검찰개혁 완수하자” 등의 문구가 적혔다. 꽃바구니는 법무부 청사 현관 왼편에 줄지어 놓였다. 이른 아침부터 정부과천청사 정문 앞에는 윤 총장과 추 장관의 지지자들이 나와 각각 집회를 열고 징계위 결과를 기다렸다.
징계위 증인으로 출석한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은 대기하던 중 자신의 페이스북에 “진실을 증언할 따름”이라고 적었다. 그는 기자들의 야간 취재와 왜곡 보도에 위자료 소송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한 부장은 “징계위 출석 전날 밤 늦은 시간까지 전화와 문자를 계속해 증인의 평온을 해치고 징계위 판단에 영향을 미치려는 기자, 사실에 맞지 않는 악의적인 모함과 비난에 기초한 보도, 이 건을 포함한 과거 심각한 왜곡 보도에 대해 적당한 시기 공동 불법행위에 따른 위자료 소송 등으로 대응하려 한다”고 적었다.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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