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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차기 대선 경쟁

‘정직 2개월’ 윤석열, 차기 대선 선택은? [고성호 기자의 다이내믹 여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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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윤석열 검찰총장이 15일 출근길에 대검찰청 정문 앞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말을 남긴 뒤 관용 차량에 다시 타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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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가 16일 정직 2개월의 징계를 의결했다. 이에 따라 윤 총장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치권, 특히 제1야당인 국민의힘에선 윤 총장의 정치적 행보를 놓고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무엇보다 내년에 있을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윤 총장의 선택을 연결지어 다양한 분석을 쏟아내고 있다.

● 서울시 보궐선거가 갖는 무게감

“우리 당의 운명을 가늠할 선거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최근 의원총회에서 소속 의원들에게 내년 4월 7일 치러지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중요성을 이 같이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이 기회를 놓치면 과연 국민의힘이 미래를 예측할 수 있겠느냐”며 “총력을 경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국민의힘에선 내년 보궐선거를 패배하면 2022년 대선 승리는 힘들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대선 전초전 성격이 강한 보궐선거에서 질 경우 존재감 자체가 약해지면서 당이 해체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당내에 뚜렷한 차기 대선 주자도 보이지 않는 점도 당의 미래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보궐선거 결과에 따라 윤 총장의 선택이 국민의힘과 정치권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지자 다양한 해석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보궐선거에서 이기고 지느냐에 따라 윤 총장의 행보에 대한 전망도 크게 엇갈리고 있다.

● 보궐선거 패배→윤 대망론 커진다

우선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보궐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윤 총장의 차기 대선주자 입지가 단단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우려대로 국민의힘이 야당으로서의 존립 기반이 흔들리면서 윤 총장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높아질 것이란 얘기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정권 창출이 어렵다고 판단한 국민의힘이 혼란에 휩싸이면서 ‘윤석열 대망론’이 확산될 것”이라며 “윤 총장은 선거에서 패배한 야당을 선택하는 대신 독자적인 세력을 구축해 신당을 만들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야권 전체를 빨아드리는 윤 총장의 구심력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윤 총장이 창당할 경우 합당 등을 통해 야권 재편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소속 한 의원도 “윤 총장이 정치를 하려면 정당 정치를 할 수밖에 없다”며 “윤 총장이 야권 지지율 1위로 나오면 윤 총장을 대선 후보로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 보궐선거 패배→윤 정치 포기한다

국민의힘이 보궐선거에서 질 경우 오히려 윤 총장이 대선에 출마하지 않을 수 있다는 상반된 분석도 있다. 야권이 2022년 대선에서 정권을 창출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사라진 상황에서 윤 총장이 정치적 모험을 감행하지 않을 것이란 주장이다.

국민의힘의 한 당직자는 “윤 총장이 내년 7월 임기 만료 등으로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나면 그야말로 황무지에 있게 된다”며 “게다가 차기 대선에서 패배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 되면 윤 총장으로서는 깃발을 들고 새로운 정당을 만들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단 윤 총장의 대선주자 지지율은 계속 유지되겠지만 야당이 보궐선거에서 패배하면 정치적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신당 창당은 소설에 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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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에 대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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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궐선거 승리→ 윤 중심으로 야권 재편된다

반면 국민의힘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승리하면 윤 총장을 중심으로 야권이 재편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것이란 분석도 제기됐다.

국민의힘의 또 다른 당직자는 “선거에서 이기면 윤 총장과 국민의힘이 힘을 합쳐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질 것”이라며 “윤 총장은 창당은 아니더라도 외부에서 단체 모임 등의 활동을 하다가 국민의힘으로 자연스럽게 입당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의 입지가 높아질 수 있다는 예측도 있다. 보궐선거 승리로 차기 대선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면서 당내에서 거론되는 대선 주자들을 부각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국민의힘이 보궐선거에서 이기면 ‘윤석열 현상’은 일단 잠복기에 접어들 것”이라며 “윤 총장이 정치를 하기 전에 빨리 자체 후보를 부양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결국 내년 4월 보궐선거에서 승리하고 국민의힘에 새로운 지도부가 들어서면 대선 선거 전략을 새롭게 짤 수밖에 없다”며 “윤 총장을 정권 교체를 위한 하나의 주체로 인정하면서 야권 정치 세력을 재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 윤, 선거 관계없이 대선 출마 안 한다

일각에선 윤 총장이 서울시장 보궐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차기 대선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윤 총장이 대선 주자로서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스스로 자신의 약점을 파악해볼 것”이라며 “지금은 검찰총장이라는 갑옷이 방패막이 역할을 하지만 검찰에서 나오면 윤 총장이 정치인들의 공격을 견디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장 소장은 이어 “본인이 직접 출마하는 대신에 다른 야권 후보를 지원하고 손들어 주는데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윤 총장은 선거에 출마하지 않더라도 결정적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성호기자 su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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