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0개 자사고 취소 이후 첫 판결…"좋은 점수 받을 기회 박탈"
부산지법 행정처분 취소 결정…부산교육청 "항소 계획"
부산 해운대고 |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부산 해운대고가 지난해 8월 자율형 사립고(자사고) 지정 취소 처분에 불복해 제기한 1심 행정소송에서 승소했다.
부산지방법원 제2행정부(재판장 최윤성 부장판사)는 18일 해운대고 학교법인 동해학원이 부산시교육청을 상대로 제기한 '자사고 지정취소 처분 취소 소송에서 해운대고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동해학원이 제기한 해운대고 자사고 지정취소 처분 취소를 인용했다.
이에 따라 해운대고는 자사고 지위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일부 평가 기준과 평가지표 신설 또는 변경은 해운대고에 현저하게 불리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것임에도 부산시교육청이 이미 지나간 평가 대상 기간 학교 운영성과에 소급해 적용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운대고가 2019년 평가에서 더 좋은 점수를 받을 기회를 박탈당해 이 사건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해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해운대고에 불리하게 변경되거나 신설된 기준 점수와 최대 감점 한도, 법인전입금 전출계획 이행 여부, 교비회계 운영 적정성 항목에 관한 평가지표가 소급 적용되지 않았다면 원고는 최소한 63.5점을 받아 변경 전 기준점수 60점을 충족해 자사고 지정기간을 연장받을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판결은 지난해 전국 자사고가 무더기로 지정 취소된 이후 나온 첫 판결이어서 주목된다.
부산시교육청은 판결문을 분석한 뒤 항소하기로 했다.
해운대고는 지난해 부산시교육청이 5년마다 하는 자사고 재지정 평가에서 기준 점수(70점)에 못 미치는 종합점수 54.5점을 받아 자사고 지정이 취소됐다.
동해학원은 자사고 지정을 취소한 교육부와 부산시교육청 결정에 반발해 지난해 8월 자사고 지정취소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현재 자사고 취소 처분과 관련해 소송이 진행 중인 곳은 전국에 10곳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경희·배재고 등 8개 자사고에 대해 무더기로 지정취소를 하자 해당 학교들이 이 결정을 취소해달라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현재 진행 중이다.
서울 이외 지역에서는 부산 해운대고와 안산 동산고가 취소 처분을 받고 소송을 했다.
법원이 지난해 8월 일단 자사고가 낸 지정취소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여 자사고 지위가 유지됐고 2020학년도에 이어 2021학년도에도 정상적으로 신입생을 뽑고 있다.
c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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