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로 접종 장면 생중계 “이 백신은 우리에게 큰 희망… 만든 사람들에게 큰 빚 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21일(현지 시각) 미 제약사 화이자의 코로나 백신을 TV 카메라 앞에서 접종하며 이같이 말했다. 백신에 대한 국민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직접 공개 접종에 나선 것이다.
“걱정 말고 백신 꼭 맞으라”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1일(현지 시각) 델라웨어주 뉴어크에 있는 한 병원에서 미 제약사 화이자의 코로나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바이든 당선인의 이날 접종은 TV와 인터넷을 통해 미 전역으로 생중계됐다. 바이든은 접종 후 “어떤 것도 걱정할 게 없다. 접종이 가능할 때 (백신을) 꼭 맞으라”고 했다. /AFP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바이든은 이날 델라웨어주 뉴어크의 한 병원에서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옆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흑인 간호사로부터 왼쪽 팔뚝에 주사를 맞았다. 그는 이 자리에서 “이건(백신) 우리에게 큰 희망을 준다. 내가 이걸(공개 백신 접종) 하는 건 (미국인들이) 맞을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어떤 것도 걱정할 것이 없고, 나는 두 번째 접종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화이자 백신은 3주 간격을 두고 두 차례 맞아야 한다. 78세인 바이든은 코로나에 취약한 고령층에 속한다.
그는 또 “과학자와 이걸 만들어낸 사람들, 최일선 근로자들, 실제 임상 시험을 진행한 사람들에게 큰 빚을 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대유행이 시작된 뒤 1년도 안 돼 백신이 나온 데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공로가 컸다고 추켜세웠다. 바이든은 “초고속 작전(Operation Warp Speed·백신 개발 작전명)으로 이 문제를 해결한 데 대해 이 행정부가 일정 부분 공로를 인정받을 만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백신 접종을 매개로 공화당 지지자들까지 포용하려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앞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지난 18일 백악관 옆 아이젠하워 행정동 건물에서 공개적으로 백신을 접종했다. 민주당 소속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 등 의회 지도자들도 같은 날 접종을 마쳤다. 그러나 트럼프는 아직 백신 접종 여부에 대해 아무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한편 미 제약사 모더나의 코로나 백신 접종도 이날 시작됐다. 모더나는 화이자에 이어 두 번째로 미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았다. 이날 텍사스주 병원에서 모더나 백신이 담긴 박스를 받은 의사 조셉 베이런은 CNN방송에 울먹이는 목소리로 “이것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을 살릴 수 있을지 생각해 봤느냐”고 했다. 앨릭스 에이자 복지부 장관과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 알레르기·감염병 연구소장 등도 22일 모더나 백신을 맞을 예정이다.
다음 달에는 얀센(존슨앤드존슨 계열 제약사)이 개발한 코로나 백신도 FDA에 긴급 사용 승인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브렛 브로지어 미 복지부 차관보는 전날 ABC방송에서 “내년 1월까지 최소 세 종류의 백신을 갖게 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워싱턴= 조의준 특파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