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철 디자이너 /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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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암호화폐) 비트코인 가격이 2020년을 하루 앞두고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선 사상 처음으로 2만9000달러를 돌파했고, 국내에서도 3200만원을 넘겨 거래됐다. 내년에 높은 인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화폐가치 하락을 대비한 투자 심리가 다시 한 번 비트코인 신고가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31일 국내 가상자산 거래사이트 빗썸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19분 기분 1비트코인(BTC)의 가격이 3236만원을 기록했다. 또 다른 가상자산 거래사이트 업비트에서도 같은 시간 3238만원에 비트코인이 거래됐다. 비트코인 가격이 3200만원을 넘은 건 처음이다.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사이트 코인마켓캡의 비트코인 가격도 비슷한 시간 2만9237달러(약 3180만원)였다. 글로벌 가격이 2만9000달러를 돌파한 것 역시 처음이다.
지난 27일 글로벌 가격 2만8000달러와 국내 가격 3100만원을 기록했던 비트코인 가격은 이후 2만6000달러 선과 2900만~3000만원대를 오가며 가격조정을 거친 후 다시 신고가를 경신했다.
월가의 내년 인플레이션 전망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월가 비안코리서치 설립자인 짐 비안코는 30일 CNBC 인터뷰를 통해 "한 세대만에 처음으로 높은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것"이라면서 "이것이 내가 내년에 가진 가장 큰 우려"라고 말했다. 비안코는 인플레 수준이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목표치인 2%를 0.5%포인트 정도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비안코는 "상승폭이 크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있지만, 코어 인플레 2.5%는 사실상 지난 28년동안 아무도 보지 못한 최고치"라고 말했다.
코로나19(COVID-19) 영향으로 주요 국이 막대한 유동성 공급에 나서고 있고, 통화량이 증가해 안 그래도 하락한 화폐가치가 더 떨어질 수 있을 것이란 우려인 것. 이에 따라 비현금성 가상자산 비트코인이 인플레이션에 영향 받지 않을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연말을 맞아 그동안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주도했던 기관투자자들이 숨고르기를 하는 사이, 적절한 투자처를 찾길 원하는 전세계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비트코인에 몰린 점도 가격 상승을 주도한 것으로 분석됐다.
업계에서는 내년 초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할 것이란 전망과 동시에 정점을 찍고 내려갈 것이란 전망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미국 유명 가상자산 트레이더인 피터 브랜트는 "1월 중 비트코인 가격이 4만달러 이상까지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가상자산 투자회사인 갤럭시디지털의 마이클 노보그라츠 CEO(최고경영자)는 1년 이내에 비트코인 가격이 5만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더 과감한 의견도 나온다. 구겐하임파트너스의 CIO(최고투자책임자) 스콧 미너드도 최근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이 40만달러까지 오를 것이란 낙관론을 전파했다.
신중론도 여전하다. 미국 리서치기업 뉴턴 어드바이저 창업주 마크 뉴턴은 비트코인 가격은 1월 초 정점을 찍을 것이라는 점에는 동의하면서도 "이후 상승 싸이클이 꺾일 것"이라고 말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견했던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최근 비트코인 가격 급등과 관련해 “투기적인 상승으로 한 무리의 사람들에 의해 전적으로 조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세관 기자 s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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