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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임금의 마음, 詩로 읽고 寫眞으로 보다! <성종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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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상량정에서 내려다 본 창덕궁 낙선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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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종>
1. 무제
我得蒼鷹毛骨淸 내가 푸른 매를 얻었는데 털과 뼈가 깨끗하고
一飛千野衆禽驚 한번 날아오르자 들판의 새들이 모두 놀라네
九邊萬里心先發 변방에서 만 리를 가려는 마음이 먼저 발하고
呼處多能氣自呈 부르면 다재다능한 기세를 스스로 바치네
却憶尊兄開別墅 갑자기 생각하니 형님께서는 별장을 열어두고
深知錦雉送春聲 비단 꿩이 보내는 봄 소리를 즐기시겠지
纖纖雨霽花明日 가느다란 가랑비가 그치고 꽃이 환히 핀 날
應不忘吾選滉情 내가 선물을 가려 보내는 뜻을 잊지 마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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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선재 만월문 안으로 들어온 하얀 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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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19세에 국왕이 된 예종은 즉위한 지 1년 2개월 만에 갑작스럽게 승하하였다. 그러자 왕실은 후계자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예종은 2명의 아들이 있었지만, 첫째 인성대군은 어려서 죽었고 둘째 제안대군은 4세였다. 하지만 왕실은 세조가 왕권을 차지하기 위해 피비린내 나는 골육상잔의 비극을 잘 알고 있어 예종 다음으로 누구를 왕위에 올릴지 깊은 시름에 빠졌다.
이때 세조의 부인 정희왕후 윤씨가 남편처럼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예종의 아들이 아니라 장남이었던 의경세자(훗날 덕종으로 추존)의 아들을 왕으로 세우고자 하였다. 그런데 일찍 죽은 의경세자에게 16세의 장남 월산대군과 13세의 차남 잘산군이 있었다. 서열로 따지자면 당연히 월산대군이 왕위를 이어가야 했지만, 세조의 책사 한명회의 사위였던 잘산군이 9대 성종이 되었다.
월산대군을 대신하여 왕위에 오른 성종은 평생 형을 극진하게 대접한 것으로 유명하다. 형에게 어제시를 내리기도 하고, 계절에 따라 맛있는 음식을 보내면서 형제간의 우애를 과시했다. 월산대군도 동생의 따뜻한 배려에 여러 번 시를 지어 올렸다.
이 시도 마찬가지로 성종이 따스한 봄날 월산대군을 생각하며 지은 것이다. 시와 함께 선물도 보내 형제간의 우애를 과시했다. 여름날 월산대군에게 참외를 내리면서 지은 시 한 수도 전해지고 있다. 글/사진 이태훈. 에디터 박성일기자 rnopark99@as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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