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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동아시아 영토·영해 분쟁

남중국해 노리나… 중국이 헬기항모를 3척이나 띄웠다 [박수찬의 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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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해군 075형 강습상륙함이 조선소에서 대기하고 있다. 웨이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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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해협과 남중국해 장악을 위한 중국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중국은 2019년 9월 이후 18개월간 헬기와 공기부양정 등을 싣고 상륙작전을 펼칠 ‘헬기항모’ 075형 강습상륙함(LHD)을 3척이나 진수했다.

기존에 만든 071형 대형상륙함(LPD)까지 합치면 중국의 상륙함 전력은 말 그대로 급성장한 셈이다.

한국 해군이 강습상륙함 독도함을 2005년 진수한 이래 2번함을 만들기까지 10여년이 걸렸던 것과 비교하면 매우 빠른 속도다. 남중국해와 대만해협, 동중국해에서 중국의 군사행동이 더욱 공격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미국 견제하려 미 해병대 모방하는 중국

강습상륙함은 탑재된 헬기 여러 대가 동시에 이착륙할 수 있는 대형 비행갑판을 갖춘 함정이다. 외형상 경항공모함과 비슷해 ‘헬기항모’로도 불린다.

미국 와스프·아메리카급과 프랑스 미스트랄급 강습상륙함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상륙함은 본토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 무력 개입, 분쟁 억제, 재난 구조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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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해군 075형 강습상륙함이 성능 시험을 위해 예인선의 지원을 받으며 바다 위에 떠 있다.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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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건조한 075형 강습상륙함은 4만t급으로 와스프급과 같은 규모다. 수송헬기 및 공격헬기 30대, 수륙양용 전차, 장갑차와 수백 명의 육전대(해병대)를 갖춘 채 상륙작전 투입이 가능하다.

탑재될 헬기는 높은 기온과 습도 염도 등 바다의 특성을 견딜 수 있어야 한다. 협소한 상륙함에서 운용할 수 있도록 구조 변경도 필요하다.

한국 해병대의 마린온 상륙기동헬기도 원조인 수리온과 달리 상륙함 내부에 기체를 수납할 수 있도록 헬기의 회전익(로터) 부분을 접었다 펼 수 있도록 개조했다.

비상착수 시 승무원 생존을 위한 비상부주장치를 설치하고, 염분 부식을 방지하고자 기체에 해수 방염처리를 했다.

증국도 유사한 방식으로 기존 헬기를 해군형으로 개조하는 작업을 거쳐 실전배치할 전망이다.

미 록히드마틴 UH-60 수송헬기의 민수형인 S-70을 토대로 만든 Z-20의 해군형이 될 가능성이 높다. 프랑스산 SA321의 중국 생산 형태인 Z-8을 개조한 헬기도 거론된다.

전문가들은 075형 강습상륙함의 등장을 중국 육전대가 미 해병대를 모방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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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해군 071형 상륙함이 성능 점검차 항해를 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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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처음 모습을 드러냈던 중국의 2만5000t급 071형 대형상륙함(LPD)은 공기부양정과 헬기를 각각 4대씩 탑재한다. 미국의 샌 안토니오급 상륙함과 유사한 성능이다.

미 해군과 해병대는 샌 안토니오급과 와스프·아메리카급 상륙함을 함께 운용하면서 적 해안과 내륙 깊숙한 지역을 공기부양정 및 헬기로 동시에 타격하는 공지기동 작전을 펼친다. 한반도 유사시 미군과 연합작전을 펼치는 한국 해병대도 이와 동일한 개념을 채택하고 있다.

대대적인 국방개혁을 추진중인 중국은 육전대 규모 확대를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적인 상륙함이 부족해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해안 상륙 이외의 작전 수행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하지만 071, 075형 상륙함 건조로 중국 육전대는 미 해병대처럼 먼 바다에서 내륙 후방을 직접 타격하는 공지기동 작전을 펼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는 대만 공격 작전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강습상륙함과 항공모함 전투단이 함께 대만 동부 해안을 공격, 육전대를 투입한다면 미국의 개입 이전에 대만을 제압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중국 본토와 마주 보는 서부 해안에 군사력을 집결시킨 대만으로서는 협공을 받게 되므로 강습상륙함과 항모의 공동작전 저지에 많은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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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해군 육전대의 수륙양용전차들이 상륙함에서 내려 해안으로 향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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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는 해상기지’로서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의 중국 전초기지 방어도 더욱 수월해진다. 강습상륙함과 육전대가 중국의 글로벌 이해관계를 수호하는 핵심 수단이 되는 셈이다.

◆군함과 병력만으로 상륙작전 못해

075형 강습상륙함 건조에 대한 시선은 엇갈린다. 제작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점에서 중국이 기술적 문제를 모두 해결했으며, 정치적 결정만 내려지면 대량 건조도 가능하므로 중국의 상륙작전 능력을 재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은 최근 대형 조선소의 선박 건조 규모와 기술을 높이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는 상륙함을 빠르게 만들어 육전대의 상륙 능력 강화를 뒷받침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상륙함과 육전대를 갖췄지만, 미 해병대 수준의 상륙작전을 하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가도 많다.

미국의 강습상륙함은 F-35B 수직이착륙 스텔스 전투기와 AH-1Z 공격헬기 등 해병대를 공중에서 지원할 공격수단이 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전함처럼 대구경 함포를 갖춘 함정이 거의 없어 항공 지원은 매우 중요하다.

미 해병대는 핵항모에서 출격한 전투기와 강습상륙함에서 발진한 수직이착륙 전투기가 상륙 직전 적 해안을 폭격하고, 내륙의 주요 표적을 타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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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싱가로프 해군이 지난달 24일 싱가포르 인근 해역에서 합동 해상 훈련을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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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직이착륙 전투기는 강습상륙함에서 연료와 무장 재보급을 받고 단시간 내 재출격, 내륙으로 진격하는 해병대를 엄호한다.

반면 중국 강습상륙함은 현재까지는 헬기로 육전대를 해안이나 내륙으로 투입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미 해병대처럼 항모나 호위함 외에 강습상륙함에서 발진해 육전대를 화력으로 지원할 수단이 추가되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중국은 F-35B와 같은 수직이착륙 전투기가 없다. 따라서 고정익 무인전투기를 강습상륙함에서 운용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다만 076형으로 불리는 신형 강습상륙함 건조 가능성이 외신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점을 고려하면, 076형에 무인공격기를 탑재하고 075형은 병력 및 장비 수송에 집중할 가능성도 있다.

중국은 항공모함 랴오닝·산둥함을 건조하고 활용하는 과정에서 우크라이나, 브라질 등의 도움을 받았다.

랴오닝함은 러시아가 구소련 시절인 1980년대 건조 도중 냉전 종식으로 미완성 상태에서 방치됐다가 우크라이나에 넘어간 바리야그 항모를 중국이 들여와 개조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중국은 우크라이나 니콜라예프 조선소로부터 바리야그의 설계자료와 기술도면을 구입해 항모 건조에 활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2000년대까지 항모를 운용했던 브라질은 경제협력 등을 대가로 함재기를 항모에 착륙시키는 특수기술인 어레스팅 와이어를 포함한 항모 운용기술을 중국에 전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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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해군 특수전요원이 선박 수색 훈련을 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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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중국은 항모 전투단 운용 경험 부족 등을 포함,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강습상륙함은 문제가 더 심각하다. 대규모 해병대와 강습상륙함을 함께 운용하는 나라는 미국 등 소수에 불과하다. 이들은 중국과 군사적으로 우호 관계에 있지 않다.

운용 경험을 공유할 우호국이 사실상 없는 셈이다. 이는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공지기동 상륙작전 개념을 익혀야 한다는 의미다.

전 세계를 무대로 다양한 전투를 치른 미 해병대의 연합작전 능력과 비슷한 수준까지 중국 육전대와 강습상륙함 작전 능력을 끌어올리려면 많은 시간이 걸릴수밖에 없다.

다만 중국이 전략적 차원에서 육전대 강화 기조를 지속한다면, 동아시아에서 상당한 위협이 될 수도 있어 중국군의 향후 전력증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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