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1년] ‘빅3’ 당선 가능성과 다크호스 분석
이재명 경기지사, 윤석열 전 검찰총장,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이른바 차기 대선 주자 '빅3'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 지사의 당선 가능성을 가장 높게 전망했다. 뉴시스·연합뉴스·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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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정치컨설팅 전문가들은 이재명 경기지사가 내년 3월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대선(2022년 3월 9일)을 1년 앞두고 중앙일보가 정치·선거 분석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른바 ‘빅3’ 후보(이재명·이낙연·윤석열)의 당선 가능성 예측 조사 결과다.
전문가 10명 가운데 9명은 현시점에서 이 지사의 당선 확률이 가장 높다고 답했다. 나머지 1명은 이 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당선 가능성을 똑같이 ‘공동 1위’로 내다봤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당선 가능성을 가장 높게 본 전문가는 이번 조사에선 없었다.
이 지사의 라이벌로는 윤 전 총장을 꼽은 전문가가 더 많았다. 이 지사를 ‘단독 1위’로 전망한 9명 가운데 4명은 ‘이재명〉윤석열〉이낙연’ 순으로 답했고, 3명은 ‘이재명〉이낙연〉윤석열’ 순이었다. 나머지 2명은 ‘이재명〉윤석열=이낙연’으로 응답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
이른바 ‘잠룡’ 가운데에선 정세균 국무총리가 가장 유력한 경쟁자로 조사됐다. “2022년 대선에서 ‘빅3’ 외 당선 가능성이 있는 인물(다크호스)을 최대 4명까지 꼽아달라"고 요청한 데 따른 응답이었다. 정 총리는 전문가 10명 중 8명이 ‘당선 가능성이 있는 인물’로 지목했다. 국민의힘 소속 유승민 전 의원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각각 5명이 ‘다크호스’로 꼽았다. 김경수 경남지사와 원희룡 제주지사(각각 4명 추천)가 그 뒤를 이었다.
이번 조사는 윤 전 총장이 사퇴 의사를 밝힌 4일 오후부터 서면 질의서를 보내 7일 오전까지 취합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2006년 12월 중앙일보가 제17대 대선을 1년 앞두고 같은 방식으로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빅3’ 당선 가능성 조사에선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고건 전 총리에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는 실제 대선 결과와 일치했다.
■ ◇조사에 참여한 전문가
박동원 폴리컴 대표, 박해성 티브릿지 대표, 배종찬 인사이트케이연구소장,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 이상일 케이스탯컨설팅 소장, 이준호 에스티아이 대표, 장성철 공감과논쟁 대표,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 (가나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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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지지율 변곡점은 4~5월?
현 시점 기준으로 이 지사의 당선 가능성을 가장 높게 전망했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유동성이 크다”고도 지적했다. 대선을 앞둔 1년은 짧지 않은 기간인 데다, 재·보궐선거(4월)와 민주당 전당대회(5월) 등 중요한 정치 일정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여권 후보 가운데 독보적인 지지율 1위를 하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해, 전문가들은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이후 지지율에 변곡점이 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사진은 지난 3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경기지역 국회의원 정책협의회에서 참석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는 이 지사의 모습. 오종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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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전문가 10명 중 6명이 4월 7일 재·보선 직후를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여당이 이길 경우, 여권 내 낙관론이 확산하면서 ‘이재명 대항마’ 밀어 올리기가 본격화될 수 있다”(이상일 케이스탯컨설팅 소장), “보궐선거에서 이기면 이 지사와 이 대표 지지율이 동반 상승하는데, 이 대표 쪽 상승 폭이 더 클 것”(배종찬 인사이트케이연구소장)이라는 분석이었다.
재·보선 결과와 무관하게 “4월부터 대선 후보 경선이 공식화되는 6월 사이가 이 지사 입장에서 가장 큰 위기, 변곡점이 될 것”(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이란 의견도 있었다.
경선 국면이 본격화되기 전 이 지사에 대한 집중 견제가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다. “당 대표 경선 과정에서 친문 당심의 윤곽이 드러나고, 이재명 대세론과 불가론이 격돌할 가능성이 높다”(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 “유시민 이사장이 등판하거나 김경수 지사가 대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받을 경우, 여권 구도에 빅뱅이 온다”(박해성 티브릿지 대표)는 전망도 있었다.
최근 본격적으로 대선 레이스에 뛰어든 윤 전 총장의 지지율 추이도 주목할 부분이다. 장성철 공감과논쟁 소장은 “야권에서 뚜렷한 경쟁자가 없는 데다, LH 사태 등 비리 이슈로 인해 윤 전 총장의 지지율 상승세는 계속될 것”이라며 “이 경우 이 지사와 윤 전 총장의 양강 구도가 강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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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이슈는 경제·부동산…정계 개편도 화두
1년 남은 대선 경쟁을 주도할 이슈로는 경제 문제가 가장 많이 거론됐다. “경제는 늘 대선의 주요 이슈였지만, 지난 2년간 국가채무 증가와 향후 복지 확대를 위한 한시적 증세 문제가 뒤섞이며 내년 대선에서 더욱 부각될 것”(박동원 폴리컴 대표)이란 설명이다.
경제 이슈 가운데 부동산과 기본소득 등을 핵심 이슈로 꼽은 이들도 적지 않았다. “부동산 이슈가 무당파 유권자들의 심판 정서를 자극할 것”(이준호 에스티아이 대표), “기본소득은 경제·복지 체계 근간을 바꾸는 이슈여서, 대선 구도 자체를 흔들 것”(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이란 의견이 나왔다.
부동산 문제를 비롯한 경제 이슈는 내년 대선 경쟁을 주도할 핵심 이슈로 꼽힌다. 지난 4일 LH 직원 매수 의심 토지인 경기도 시흥시 과림동 현장에 묘목이 식재돼 있다. 오종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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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을 비롯한 정계 개편을 대선의 최대 이슈로 꼽는 의견도 많았다. 이상일 케이스탯컨설팅 소장은 “오세훈 후보로 완주해 승리할 경우는 국민의힘을 중심축으로 대선을 치르겠지만,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로 단일화하거나 여당이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하면 야권 재편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 경우, 그 전개 과정 자체가 대선의 주요 변수”라고 말했다.
정계 개편 과정에서 윤 전 총장의 역할도 주목할 부분이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통합적·중도적 지도자를 선호하는 심리가 확대되고 있다”며 “윤 전 총장을 중심으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같은 현 정부 출신 중도 인사가 기존 정치권과 결합하는 ‘2.5지대 빅텐트’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박동원 대표(폴리컴)는 “윤 전 총장이 가세하면서, 기존의 진보·보수 구도가 아닌 ‘반문연대’ 야권 재편론이 뜰 가능성이 생겼다”고 말했다.
오현석·남수현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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