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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부딪히던 파월 연준 의장, 바이든 부양안에 "영웅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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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Fed 의장 CBS '60분' 인터뷰

"백신, 경기 부양책 덕분 미 경제 변곡점"

"예전 습관 돌아가 코로나 급증하면 위험"

"양극화 악화할 것…완전 회복때까지 지원"

중앙일보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11일(현지시간) CBS방송 시사프로그램 '60분'과 인터뷰하고 있다. [CB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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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미국 경제가 하반기 본격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은 사실상 배제했다. 경제가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는 '제로 금리'로 뒷받침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한 것이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 위험보다는 코로나 재확산으로 인한 경기 재하강, 일자리 회복 부진 가능성을 더 우려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파월 의장은 11일(현지시간) 방영된 CBS방송 시사프로그램 '60분'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미국 경제에 대해 "변곡점에 있다"고 표현했다. 성장과 고용에 속도를 낼 채비를 마쳤지만, 여전히 코로나19 재확산이라는 위험 요인을 안고 있다는 얘기다.

파월 의장은 "지금 우리는 변곡점에 있는 듯 보이는 경제를 목격하고 있다"면서 "광범위한 백신 접종과 강력한 재정 지원, 강력한 통화정책 지원 덕분"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경제가 훨씬 더 빨리 성장하고 일자리 창출이 훨씬 더 빨리 도래할 것 같은 느낌"이라면서 "(경제) 전망이 상당히 밝아졌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는 코로나19 대유행이 다시 나타나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강조했다. 그는 "여전히 리스크는 있다"면서 "너무 빨리 다시 문을 열고, 사람들이 너무 빨리 예전 습관으로 돌아가서 다시 확진 사례가 늘어나는 상황이 주요(principal) 위험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지난 10일까지 1억8350만 도스(회분)를 접종했고, 1회 이상 접종한 인구는 1억1700만 명에 이른다. 하지만 확진자 수는 지난 1월 최정점(하루 평균 25만9000명)을 찍은 뒤 줄곧 감소 추세를 보이다가 지난달 올해 들어 최저점(5만4000명)을 기록한 뒤 다시 반등하고 있다. 오르락내리락하는 확진자 수에 '4차 대유행' 가능성을 놓고 전문가들도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다만 파월 의장은 경제가 성장 궤도에 올라서더라도 완전한 회복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3월 새 일자리 90만 개가 만들어졌지만, 코로나19 발병 이전에 일자리를 갖고 있던 미국인 850만~900만 명은 여전히 실직 상태에 있다.

이에 따라 경제 양극화 현상도 더욱 악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전체 실업률은 6%대이지만, 임금 노동자 가운데 하위 25%의 실업률은 20%대에 이른다는 것이다. 대부분은 대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자리인데, 특히 여성과 유색인종이 이들 일자리의 상당수 차지한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경제가 회복되더라도 지난해 사라진 일자리 가운데 일부는 복구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했다. 그는 "우리는 코로나19 이전과는 다른 경제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며 "일자리를 잃은 그들을 잊지 않고, 경제가 완전히 회복할 때까지 지원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초기 대응은 높이 평가했다. 파월 의장은 "경기 침체의 깊이가 훨씬 더 심각할 수 있었다"면서 바이든 행정부가 통과시킨 1조9000억 달러(약 2140조원) 규모 경기부양법안에 대해 "영웅적(heroic)"이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추가 경기 부양책을 지지하느냐는 질문에는 "그건 의회에 달렸다"면서 즉답하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에는 2조 달러 규모(약 2250조원)의 인프라 건설 투자 및 일자리 법안을 추진 중이다.

재원 마련 방안으로 바이든 대통령이 제안한 법인세와 고소득자 소득세 인상이 경기 회복 속도를 더디게 할지 묻자 파월 의장은 "그건 재정 당국에 물어야 할 질문이다. 우리는 선출된 정치인들 업무에는 최대한 관여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며 피해갔다.

파월 의장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의해 임명됐고, 임기는 내년 2월까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파월이 금리를 더 빠르게, 더 큰 폭으로 낮추지 못했다는 이유로 수차례 "해고하겠다" ,"배짱이 없다"고 비난을 퍼부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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