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02 (일)

이슈 화웨이와 국제사회

"테슬라 뛰어넘었다"…화웨이의 자율주행차, 1000㎞도 거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제작·생산은 중국 3개 완성차 업체가 맡고,

소프트웨어와 '화웨이' 로고 제공하는 방식

전기차·자율주행기술 등에 10억달러 투자]

머니투데이

사진=AFP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국 화웨이 테크놀로지가 10억달러(약 1조1200억원)를 자율주행차 및 전기차 기술 연구에 투입하겠다고 12일 밝혔다. 테슬라는 물론 미래차 시장을 넘보고 있는 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서다. 미국의 제재로 기존 사업 활로가 막히자 새 성장동력을 모색하는 행보가 확연해졌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쉬즈쥔(에릭 쉬) 화웨이 순환회장(화웨이는 3명의 임원들이 돌아가며 회장직을 맡는다)은 이날 중국 선전에서 열린 '글로벌 애널리스트 서밋'에서 "화웨이는 스마트카 사업부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며 "올해 자동차 부품 개발 등에 1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할 것"이라 밝혔다.

또 그는 "화웨이의 자율주행 기술은 사람의 개입 없이 자동차가 1000km 이상 주행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일부 분야에서 이미 테슬라를 능가했다"고 했다. 테슬라 차량은 사람 개입 없이 800km 이상 주행할 수 없는데 이 부분에서 테슬라보다 자사가 앞서 있다는 설명이다.

쉬 회장은 3곳의 중국 자동차 업체와 제휴해 화웨이 이름을 딴 자율주행차를 서브 브랜드로 만들 것이라고도 밝혔다. 지금까지 베이징자동차(BAIC), 충칭창안자동차, 광저우자동차 등 3개의 완성차 업체와 협력하기로 했다고 한다. 소프트웨어 등 기술을 제공하고 이들 회사가 만드는 자동차에 '화웨이' 로고를 부착하는 방식이다. '인텔 인사이드'가 컴퓨터에 부착되는 것과 유사하다.

이와 함께 쉬 회장은 "중국은 매년 3000만 대의 자동차가 팔리는 데다 그 수가 더 늘어나고 있다"며 "중국 외 시장을 공략하지 않더라도 중국에서 팔리는 차 한 대당 평균 1만 위안을 벌어들일 수 있다면 화웨이로서는 이미 큰 사업"이라 부연했다.

이어 그는 "자율주행이 이뤄지면 관련 산업에서 급진적인 변화가 야기될 수 있다"며 "예측 가능한 미래, 즉 향후 10년 내에 자동차 산업으로부터 가장 큰 기회와 돌파구가 마련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를 새 수익원으로 두고 집중 투자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한 발언이다.

화웨이의 이 같은 '돌파구 마련'은 미국 정부가 화웨이를 대상으로 제재를 내린뒤 기존 주력사업이던 스마트폰 및 5G(5세대) 이동통신 장비 사업 등이 막다른 길에 부딪힌 뒤 빨라지고 있다. 쉬 회장은 이날 "우리의 올해 목표는 여전히 생존"이라고 밝혔다. 또 "사업 회복력을 키우고 도전적인 환경에서 나아하기 위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극대화할 것"이라 밝혔다. 미 행정부의 '화웨이 때리기'가 당분간 유지될 거란 점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것이다.

2019년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화웨이를 이른바 '블랙리스트'에 올린 뒤 화웨이는 미 기업들과 거래가 어려워졌다. 당장 핵심 사업인 스마트폰 사업에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쓸 수 없게 됐다.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이 제재는 유지되고 있다. 화웨이의 신사업 모색도 빨라졌다. 블룸버그는 "화웨이가 사상 최대 고비에서 벗어나고 있다"며 "바이든 행정부가 (제재에서) 손을 놓을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이 화웨이를 스마트농업, 헬스케어, 전기차 등 신성장 분야로 이끌었다"고 했다.

한편 쉬 회장은 이 자리에서 전세계 반도체 부족사태와 관련 "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일부 책임이 있다"고도 밝혔다. CNBC에 따르면 쉬 회장은 미 행정부의 제재가 "반도체 산업의 신뢰 관계를 방해해 전세계 반도체 산업을 해치고 있다"며 "(미 제재가) 전세계 주요기업의 반도체 재고를 공황 상태에 빠트린 주된 이유"라 했다. 그는 "미국의 화웨이 등에 대한 부당한 제재가 글로벌, 업계 전반의 공급 부족 사태로 번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권다희 기자 dawn27@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