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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틱톡의 새 주인 찾기

"길고 지루한 건 싫어" 투자 정보도 틱톡에서 얻는 Z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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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맞춤형 추천 기능으로 젊은층에 어필
코로나 후 Z세대·밀레니얼 투자 열기 급증
정보 신뢰성 우려… "맹목적 과신 경계해야"
한국일보

틱톡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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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어디에서 금융 투자 정보를 얻는가. 이 질문에 대다수가 ‘유튜브’ 또는 ‘지인’이라고 답할 것이다. 하지만 요즘 젊은 세대는 좀 다르다. 춤과 화장법 같은 소소한 개인사를 공유하는 취미 공간으로만 여겨졌던 영상 기반 소셜미디어 ‘틱톡’에서 우량주 고르는 안목을 기르고 주택 매물 정보를 얻는다. 1분 남짓한 짧고 쉬운 틱톡의 영상 문법이 길고 지루한 건 못 참는 젊은 세대에게 맞춤이다. 하지만 정제되지 않은 금융 정보가 투자 사기 등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현지시간) Z세대와 밀레니얼로 대표되는 20~30대 사이에서 틱톡이 금융 지식을 배우는 곳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현상을 집중 조명했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도 투자 정보가 흘러 넘치지만 틱톡은 손쉬운 검색 기능과 고도화된 개인 맞춤형 콘텐츠 추천 기능 등 차별화된 장점으로 젊은 투자자들을 흡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컨설턴트로 일하는 35세 어맨다 이즈리얼은 “밀레니얼은 금융 정보를 얻기 위해 30분, 1시간, 혹은 하루 종일 자리에 앉아 있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WSJ에 말했다.

온라인에 올라오는 금융 정보가 주로 40~50대를 겨냥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경제적 기반이 취약한 젊은 세대와 괴리가 있다는 점도 틱톡에 눈돌리게 하는 요인이다. 틱톡에선 돈이 없으면 없는 대로 각자 자산 규모에 맞는 ‘눈높이’ 정보를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다. 한 이용자는 “내가 한 달에 한 번밖에 스타벅스를 못 가는 사람이라 해도 틱톡은 나를 기분 나쁘게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 온라인 대부업체 렌딩트리 조사에 따르면 Z세대의 41%, 밀레니얼의 15%가 투자 정보를 틱톡에서 얻고 있다고 한다. 직불카드 스타트업 그린라이트 조사에서도 13~20세 연령대의 35%가 투자 조언이 필요할 때 틱톡을 이용한다고 답했다. 팀 시핸 그린라이트 최고경영자(CEO)는 “젊은 세대가 접근하기 용이한 금융 교육 자원이 거의 없다”고 지적하며 “빠르고 이해하기 쉬운 콘텐츠를 제공하는 틱톡이 젊은 세대의 관심을 사로잡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국일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지난달 25일 트레이더들이 업무에 임하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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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젊은 세대의 금융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들어 한동안 이런 추세가 지속될 거라 전망한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경제난과 구직난이 심해지면서 독학으로 주식 투자를 공부하는 젊은이들이 많아졌다. 대학 수업이 온라인으로 전환돼 시간 여유가 생긴 것도 이런 현상을 부채질했다.

미 금융서비스회사 찰스슈왑의 경우 지난해 신규 고객이 2019년보다 무려 81% 늘어난 86만6,000명에 달했는데 그중 절반 이상이 41세 미만이었다고 한다. 또다른 금융서비스 회사 피델리티 역시 신규 고객의 3분의1이 35세 미만이었다. 틱톡이 젊은 세대에게 투자 정보처로서 주가를 높이게 된 배경이다.

문제는 신뢰성과 투명성이다. 정보의 출처를 검증하기 어려울뿐더러 정보 제공자의 신분도 확인하기 어렵다. 경력이 거의 없는 사람이 전문가 행세를 하면서 틱톡을 개인 홍보에 이용하거나 부당하게 금전적 이득을 취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투자 실패가 뻔한 잘못된 정보와 지나친 낙관론이 틱톡에 너무 많다”고 우려한다.

해법은 간단하다. 맹목적 과신을 경계하는 것이다. WSJ는 “틱톡에서 금융 정보를 고를 때 가장 좋은 방법은 모든 정보를 금융사나 회계사 같은 믿을 만한 전문가의 자료와 대조하면서 철저하게 더블 체크 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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