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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초유의 현직 당대표 징계

주호영vs이준석, '강남역' 메시지…당대표 젠더 이슈 '전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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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안채원 기자] [the300]"보수정당의 토론 긍정적…소모적 갈등 수준 말고 제대로 논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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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의원./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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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전 최고위원./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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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5선·대구 수성구갑)과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최고위원이 '강남역 살인사건' 5주기를 맞아 서로 결이 다른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젠더이슈가 당 대표 선거의 주요 논쟁거리가 될지 주목된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17일) 주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강남역에서 여성에 대해 '묻지마 살인사건'이 난 지 벌써 5년이 됐다"며 "많은 분들이 추모하고 계시고 추모페이지도 운영되고 있는데 저도 추모의 글을 올렸다"고 밝혔다.

주 의원은 추모의 글에서 "지난 5년 우리 사회는 얼마나 안전해졌고 여성들은 안전하게 공공시설을 이용하고 어두운 골목을 귀가할 수 있는지 자문해본다"며 "페미니즘, 이대남, 이대녀, 성별 대립. 우리 모두가 서로를 지켜주고 존중해야 하는 대한민국의 구성원들이다. 이러한 차별적이고 혐오적 범죄가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했다.

반면 이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주 의원과 반대되는 취지의 메시지를 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게 3년 전이던가"라며 지난 2018년 바른미래당 당 대표 선출 합동 토론회 영상을 공유했다. 영상에서 이 전 최고위원은 손학규 전 의원을 향해 "저는 새로운 이슈가 발굴돼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젊은 세대가 관심 갖는 이슈 중에 젠더 문제가 있다"며 "바른미래당의 신용현 대변인이 혜화역에 있었던 남성혐오시위를 사실상 옹호한 것 때문에 지방선거에서 큰 곤혹을 겪었다. 페미니스트 운동에 대해 어떤 입장을 견지하고 계신가"라고 물었다.

이에 손 전 의원이 "혜화역 시위는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하자 이 전 최고위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남성이기 때문에 뛰어내려서 자살하라고 주장하는 시위인데 그걸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 전 최고위원은 해당 영상 공유를 통해 '강남역 살인사건'으로 촉발된 일부 여성들의 시위는 바람직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다시금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젠더이슈에 목소리를 높여온 이 전 최고위원이 당 대표 선거에 나서면서 젠더이슈가 국민의힘 전당대회의 주요 이슈로 떠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날 주 의원과 이 전 최고위원에게서 나온 '강남역 살인사건'에 대한 각각의 메시지도 향후 토론회 등에서 본격적으로 펼쳐질 논쟁의 전초전이라는 분석이다.

정치 평론가들은 젠더이슈가 당 대표 선거에서 토론되는 자체는 긍정적 현상이라고 입을 모았다.

조성주 정치발전소 대표는 "당 대표 선거는 정당의 가장 중요한 선거인데 주요 정당의 당 대표 선거에서 젠더이슈를 후보별 차별화 포인트로 다룬다는 것은 사회적 토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도 "두말할 것 없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한다. 사실 정책 토론이란 게 뻔하기도 하고 당 대표 선거에서는 그간 상대 진영에 대한 비판, 지역 논쟁 등이 나왔었다"면서 "국민의힘이 중요한 젠더이슈에 대해 논쟁한다는 건 환영할 일이며 이 전 최고위원이 당 내부에 불을 지피는 건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충 토론하는 척만 해서 입장 차이를 확인하는 데 그치지 말고 제대로 논쟁해야 한다"며 "국민의힘이라는 정당의 젠더이슈에 대한 입장을 정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대안을 제시하지 않는 논쟁은 소모적인 갈등 수준에서 끝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조 대표는 "젠더이슈를 다루는 방식이 중요한데 '우리 정당이 이 갈등을 어떻게 통합으로 이끌고 나갈 것인가'라는 목표를 가지고 토론해야 한다"며 "상대를 적대화하는 방식으로 분열을 조장하는 건 사회 갈등을 제대로 다루는 방식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제에 대한 심도 있고 다각화된 분석을 기반으로 토론에 임해야 한다"며 "예를 들어 이 전 최고위원이 20대 남성들이 느끼는 부분들을 대변하고 싶다면 이를 구체적으로 잘 표현해내야지 여성을 적으로 규정지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안채원 기자 chae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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