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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이슈 차기 대선 경쟁

윤석열의 대선 시계 빨라진다, 이준석 등장에 6말 7초 국힘 입당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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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6월 9일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에서 열린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 선생 기념관 개관식에 참석해 기념관으로 이동 중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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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체제가 들어선 이후 대선 출마 시기를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전까지만 해도 윤 전 총장은 7월 대선 출마를 공식화하고 8월 이후 국민의힘 입당을 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이준석 대표가 당선되면서 야권의 대선 구도가 예측불허의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대선 출마와 국민의힘 합류 시기를 6월 말이나 7월 초로 앞당길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 등장 이후 ‘젊은 정치’ 바람이 불면서 대선 경선의 불확실성이 그만큼 커질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전에는 대선 준비 시간을 충분히 갖고 여권의 공세도 피하기 위해 출마와 입당을 최대한 미루는 것이 전략적으로 유리하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이준석 등장 이후 이런 정치 문법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전통적인 보수 야당 지지층이 과거처럼 대세 후보에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전략적 투표로 참신하고 경쟁력 있는 후보를 새로 발굴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빨리 출마 선언을 하고 국민의힘에 합류하는 것이 야권 지지층의 이탈을 막고 여권의 집중적 공세를 피할 수 있는 최적의 선택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국민의힘 입당에 대한 윤 전 총장 측의 발언은 최근 수차례 바뀌어 왔다. 이달 초 윤 전 총장이 국민의당 정진석·권성동·윤희숙 의원 등을 잇따라 만날 때만 해도 윤 전 총장이 7~8월 중 국민의힘에 입당할 것으로 예상됐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입당 의사를 밝혔다는 전언까지 나왔다. 하지만 이후 윤 전 총장 측은 이런 보도를 부인하면서 조기 국민의힘 입당에 대해 선을 긋는 듯한 행보를 보였다. 윤 전 총장 측은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두고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입당만이 아니라 제3지대에서 독자 세력화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하지만 이 대표가 경선에서 승리한 이후 반응이 미묘하게 바뀌었다. 이 대표는 윤 전 총장에게 국민의힘 입당을 압박하면서 “특정인을 기다려 줄 수 없다. 8월 이후엔 경선 버스가 출발할 수 있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이 들어오지 않으면 윤 전 총장을 빼고 경선을 시작하겠다는 뜻이었다. 윤 전 총장과 가까운 장예찬 시사평론가는 “버스가 먼저 출발하면 택시타고 갈 수도 있다”고 했다. 독자 노선으로 가다 나중에 후보단일화를 시도할 수 있다는 뜻으로 비쳤다. 하지만 이 발언이 논란을 빚자 윤 전 총장 측의 이동훈 대변인은 윤 전 총장의 뜻이 아니라고 공식 부인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은 이 대표와 시간표가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윤 전 총장이 제3지대에서 독자세력화를 하느라 국민의힘에서 진행되는 야권 대선후보 경선에 불참하는 일은 없을 것이란 의미로 해석됐다. 결국 이 대표가 제시한 8월 말 경선 시한 전에 윤 전 총장이 합류할 수 있다는 뜻으로 비쳤다.

최근 이 대표의 ‘청년 정치’에 야권과 중도 지지층의 시선이 쏠리면서 윤 전 총장의 생각도 점점 더 국민의힘 조기 합류로 기울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총장은 당초 8월까지 충분히 시간을 가지면서 각 분야 대선 정책을 준비하고 네거티브 선거전에도 대비하면서 독자 세력을 넓히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들어선 출마와 국민의힘 합류 시기를 한달 이상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윤 전 총장은 여의도 정치 경험이 없고 정책적 준비도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처가 등 가족에 대해 여권의 파상적 네거티브 공세도 예상된다. 홀로 정책을 준비하고 네거티브 공세를 막아내기엔 역부족일 수 있다. 이준석 대표는 윤 전 총장에게 이를 막아낼 ‘비단 주머니’까지 공약했다. 이 대표와 척을 지는 것보다 손을 잡는 것이 더 유리할 수 있다. 야권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이 계속 출마와 입당을 늦추면 전통적 야권 지지층이 윤 전 총장 이외의 다른 인물로 시선을 옮길 가능성이 없지 않다”면서 “한번 전략적 지지의 손맛을 본 야권 지지층이 윤 전 총장이 좌고우면하는 모습을 보이면 언제든 새 카드를 모색할 수 있다”고 했다.

현재 야권에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 하태경 의원 등이 출마 준비를 하고 있다. 여기에 외부의 잠재 주자로 최재형 감사원장과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도 언제든 출격할 가능성이 있다. 윤 전 총장으로선 빨리 출마 선언을 하고 국민의힘에 입당해 대세를 굳히는 것이 외부에서 세력을 키우는 것보다 전략적으로 나을 수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준석 등장 효과가 차기 대선 경선 구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배성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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