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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에서 두 번째 흑인시장 탄생이 임박했다. 민주당의 뉴욕시장 후보를 정하는 예비선거에서 베테랑 경찰관 출신 흑인 정치인 에릭 애덤스(60·사진)가 승리했다. 뉴욕에서는 민주당 지지세가 압도적인 만큼 애덤스 후보가 뉴욕시장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6일(현지시간) 뉴욕시 선거관리위원회(BOE) 집계 결과 애덤스가 민주당 뉴욕시장 예비선거에서 50.5%의 지지를 받아, 49.5%의 득표율을 기록한 캐스린 가르시아 전 뉴욕시 위생국장을 앞질렀다고 보도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유권자들이 최대 5명의 후보를 선호도 순으로 적어내는 순위선택투표제(RCV)가 처음으로 도입됐다. 과반의 1순위를 얻은 후보가 없으면 최하위를 탈락시키고 해당 후보의 2순위 표를 재분배하는 식으로 집계가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혼란을 빚기도 했다.
2위 가르시아 전 국장과 8000여표 차로 격차를 늘리고 과반 이상의 지지를 얻은 애덤스는 이날 성명을 통해 “개표돼야 할 표가 아주 조금 남아있기는 하지만 결과는 명백하다”며 승리를 선언했다. 그는 “노동자 계층의 뉴욕시민이 이끄는 역사적이고, 다양한 5개의 뉴욕구 연합이 우리를 승리로 이끌었다”며 “이제 우리는 11월에 승리를 거두는 데 집중해야 한다”면서 본선행 포부를 다졌다.
뉴욕은 민주당원 시민이 공화당원보다 7대1 정도로 많아 전통적인 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여겨진다. 오는 11월 2일 치러지는 뉴욕시장 본 선거에서 민주당 경선 승리 후보가 차기 시장으로 낙점될 가능성이 크다. 애덤스가 뉴욕시장에 오르면 작고한 데이비드 딘킨스 전 시장(1990∼1993년 재임)에 이어 두 번째 흑인 뉴욕시장이 된다. 공화당 뉴욕시장 후보로는 범죄예방 비영리단체인 ‘가디언 에인절’의 창립자인 커티스 슬리워가 나선다.
온건 민주당원인 애덤스는 이번 경선에서 범죄 척결, 인종차별적 치안 사이에서 균형잡힌 정책을 펼치겠다고 약속해 지지를 얻었다. 애덤스는 22년간 경찰에 몸 담은 베테랑 경찰 간부 출신이자 10대 때 경찰의 잔혹행위에 고통을 받은 피해자이기도 하다.
애덤스는 뉴욕 브루클린 브라운스빌에서 여섯 형제 중 넷째로 태어났다. 어머니는 청소부로 2교대 근무를 했고, 아버지는 정육점을 운영했다. 15살 때 형과 함께 불법침입 혐의로 체포됐는데, 흑인 경찰이 나서서 말릴 때까지 경찰에 구타를 당했다. 이후 애덤스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었다. 그는 지역 목사로부터 “경찰이 돼 경찰 내부 문화를 개혁해보라”는 조언을 듣고 경찰이 되기로 결심했다. 1984년 뉴욕 경찰학교를 2등으로 졸업했고, 경찰관이 된 뒤 인종차별적 프로파일링에 반대하는 사법개혁을 요구하는 단체를 만들었다.
애덤스는 2006년에 뉴욕주 상원의원으로 출마하기 위해 경찰복을 벗었다. 상원의원이 된 후 동성결혼을 찬성하며 2011년 뉴욕주에서 동성결혼 합법화에도 힘을 쏟았다. 2013년 흑인으로선 처음으로 브루클린 구청장으로 선출돼 2017년 재선을 거쳐 현재도 재직 중이다. 범죄와 인종차별을 종식하겠다며 시장선거에 뛰어들었고,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뉴욕에서 범죄율이 급등하자 베테랑 경찰 출신인 그의 이력이 힘을 발휘했다. 그는 맨해튼을 제외한 대부분의 자치구에서 다른 후보들보다 우위를 차지했다. 특히 흑인과 라틴계 노동자 계층의 지지를 받으면서도 동시에 온건한 시각으로 백인 중도층 유권자들의 표도 얻어냈다.
애덤스의 대변인이자 고문인 에반 티스는 “최근 민주당 뉴욕시장 경선 승자들은 전반적으로 부유한 백인사회 출신이었다”면서 “애덤스는 노동자 출신으로 저소득층인 흑인, 라틴계 이민자 사회는 물론 중산층에게까지 지지를 받고 있다”고 평했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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