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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4 (목)

불에 눈, 코, 입, 양손 다 잃었지만 살아났다...시리아 기적의 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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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소가윤 기자]
머니투데이

지난 2016년 12월 8일(현지시간) 시리아인들이 폭력을 피해 교전 중인 알레포의 이웃 도시인 친 정부군 통제 지역 검문소로 몰려들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사진제공=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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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의 18개월 된 아기가 온몸에 극심한 화상을 입어 터키로 긴급 치료를 받으러 간 지 6개월 만에 가족과 상봉한 사연이 전해졌다.

11일(현지시간) 영국 스카이뉴스에 따르면 지난 1월 밤 시리아 이들립 인근 난민촌에 있던 가족 천막에서 난로가 넘어져 화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18개월 된 아기 달랄이 전신 화상을 입었다. 그의 부모와 다른 형제 4명은 화염 속에서 빠져나왔지만, 달랄의 언니 야스민은 달랄을 구하려다 목숨을 잃었다.

시리아 병원에서 치료가 불가능할 정도로 극심한 화상을 입은 달랄은 국경 너머 터키 병원에서 긴급 치료를 받게됐다. 난민 수용 절차가 필요했지만 응급 수술을 조건으로 달랄만 우선 입국시킨 것.

달랄은 이번 화재로 머리카락과 눈꺼풀, 코, 귀, 입술을 잃었다. 그의 팔과 다리, 몸통의 부상은 심했으며 목과 폐도 손상돼 심각한 상태였다.

터키 메르신 시립 병원의 카가타이 데미르치 박사와 그의 팀은 달랄의 피부를 이식하고 입술과 눈꺼풀을 재건하는 등 복잡한 수술을 했다.

생존을 위해 달랄의 양손은 절단됐지만, 의료진의 도움으로 기적적으로 회복한 달랄은 지난 5월에 퇴원했다. 터키 의료진은 달랄을 '기적의 아기'라고 불렀다.

그러나 추가적인 치료가 문제였다. 달랄이 시리아 난민촌으로 돌아가면 추가적인 치료가 힘들고 감염 위험이 높기 때문이었다.

결국 터키 정부는 의료진의 호소에 달랄과 달랄 가족 모두의 입국을 허용했다.

마침내 달랄을 만난 그의 엄마는 달랄이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쓴 모습을 보고 눈물을 흘리며 그를 꼭 껴안았다. 6개월 만에 딸을 만나게 된 것.

달랄 가족의 사연이 전해지자 각국에서 기부금이 전달돼 이들은 병원 근처에 거처를 마련해 치료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달랄은 이제야 겨우 팔을 움직일 수 있게 됐을 뿐이며, 아직 피부 재생 치료도 꾸준히 받아야 한다. 올해 말에는 시야 확보를 위한 수술도 예정돼 있다.

유니세프의 줄리엣 투마 대변인은 "시리아 난민 캠프에서 화재사고는 매우 흔한 일"이라며 "국제 사회의 관심과 즉각적인 행동이 없다면 달랄의 비극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소가윤 기자 skyblue032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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