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 하미드 카르자이 공항에서 프랑스 국적자들과 아프간인 협력자들이 프랑스군 수송기에 탑승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전날 이 공항에서는 아프간을 탈출하려는 인파가 활주로에까지 몰려들면서 수 시간 동안 운영이 중단됐다가 오후 11시께 재개됐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미군 철수 후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재장악하자 중국 관영매체들은 일제히 “대만은 아프간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라고 했다.

환구시보는 17일 사설에서 “아프간 탈레반이 수도 카불을 함락시킨 것은 1975년 베트남전에서 미국이 동맹인 남베트남을 버려 사이공이 함락됐던 일을 연상시킨다”라며 “미국이 카불 정권을 버린 것은 아시아 일부 지역, 특히 대만에 큰 충격을 줬다. (아프간 상황이) 대만의 운명에 대한 모종의 전조인가?”라고 했다.

환구시보는 “대만도 미국을 믿을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게 됐을 것”이라며 “대만의 일부 인사들이 대만과 아프간은 다르며 미국이 대만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이는 ‘혼자만의 착각’”이라고 했다.

이어 “대만해협에서 전면전이 벌어진다면 대만의 방어는 몇 시간 만에 무너지고 미군의 지원은 오지 않아 대만은 항복할 수밖에 없다”라며 “최선의 선택은 정세가 전쟁으로 치닫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미국의 허벅지에 매달려 대륙(중국)에 대항하는 노선을 바꿔야 한다”라고 했다.

신화통신도 논평을 통해 “아프간 수도 카불이 탈레반에 함락된 것은 미국의 이미지와 신망의 붕괴를 의미한다”라며 ”미국의 유아독존 패권주의 정책은 너무나 많은 사람들의 비극을 초래했다”라고 했다.

또 환구시보 영문판 글로벌타임스에는 ‘어제는 베트남, 오늘은 아프간, 내일은 대만?’이라는 문구가 실려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됐다.

동맹을 버리고 떠난 미국을 조롱하며 대만도 같은 처지가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고 있는 것이다.

[김명일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