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지 기고 통해 바이든 '빠른 철군' 비판
2018년 4월 미국 조지아주의 한 골프대회 시상식장에 도착한 곤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장관. 어거스타= EPA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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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시작한 조지 W 부시 미국 행정부에서 외교·안보를 맡았던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장관이 조 바이든 행정부의 아프가니스탄 철군이 너무 빨랐다고 비판했다. 비교 대상으로 언급한 곳은 한국이다. 70여년이 넘은 주한미군 덕에 얻는 이익이 적지 않은데 아프간에서는 그보다 적은 노력으로도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는 주장이다.
라이스 전 장관은 18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에서 "미국이 가장 오래 전쟁한 곳은 엄밀히 말하면 아프간이 아니고 한국"이라면서 "한국전쟁은 승리가 아닌 휴전이라는 교착상태로 끝났다"고 지적했다. 아프간 전쟁의 장기화를 이유로 철군 결정을 하기에는 이르다는 의미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시작된 아프간 전쟁은 올해로 20년이 됐다.
그는 "70여년이 지났지만 아주 발전된 한국군조차 단독으로 북한을 억지하지 못해 미군 2만8,000여명이 (한국에) 주둔한다"며 "(대신) 우린 한반도의 안정적인 균형과 남한이라는 귀중한 동맹, 인도태평양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비교하면 아프간에서는 한국보다도 훨씬 적은 투자로 합리적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했다. 20년 시간이 테러에 대응하고 미국의 안전을 확고히 한 후 아프간에 안정적 정부까지 수립하는 데 너무 짦은 시간이라는 주장이다.
아프간 주둔 부담을 낮추면서 철군 시기를 늦추는 방식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라이스 전 장관은 "아프간(정부)이 수도 카불 함락을 막을 전략 수립 시간이라도 더 줄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며 그 방식이 전투병 파병일 필요는 없다고 했다. 훈련을 위한 핵심 인력 상주나 공군력 지원, 정보제공 등의 지원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이어 "아프간인은 우리와 함께 싸우고 죽으며 알카에다 격퇴를 도왔다"며 이들 스스로 탈레반을 선택한 것이 아님을 강조했다.
주민 지원도 언급했다. 라이스 전 장관은 "우리가 사이공(현 베트남 호찌민) 함락을 재연하면서 유일하게 반복할 가치가 있다고 할 부분은 우리를 돕다가 위험에 처한 남베트남인 수천명을 구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과 함께 일한 아프간인들에게 피난처를 긴급히 제공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라이스는 부시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01년부터 2005년까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맡았고 이어 2009년까지 부시 행정부의 두 번째 국무장관을 지냈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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