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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탈레반 2인자 아프간 입성, 외신 “새 통치체제 발표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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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새 통치자 누가 될까

현 지도자 아쿤드자다 소재 불명

바라다르, 미국과 평화협상 때 참석

하카니, 알카에다 핵심 연결고리

탈레반의 2인자 압둘 가니 바라다르(53·추정)가 지난 17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남부 칸다하르 공항을 통해 20년 전쟁 끝에 귀국하면서 탈레반 정부 구성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AP통신은 “실용주의자로 알려진 전략가 바라다르가 입국함에 따라 조만간 탈레반의 새 통치 체제가 발표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CNBC는 “바라다르가 곧 새 정부의 대통령직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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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쟁 끝에 지난 17일 귀국한 탈레반 2인자 압둘 가니 바라다르의 2020년 2월의 모습.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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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 16일 “탈레반 1인자 히바툴라 아쿤드자다(60·추정)와 바라다르 등 3인방이 탈레반 최고 권력자”라고 보도했다. 탈레반 3대 지도자 아쿤드자다는 탈레반의 정치·종교·군사 분야 최종 결정권자다. 2016년 2대 지도자였던 아흐타르 만수르가 미국의 드론 공격으로 사망한 뒤 권력 다툼에서 승리했다. 공식 석상에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얼굴 없는 지도자’로 불린다. 뉴욕타임스(NYT)는 “아쿤드자다는 교육과 원칙을 중시하고 전면에 나서는 것을 피하며 탈레반 내부 결속을 중시한다”고 보도했다.

NYT는 아쿤드자다가 오랫동안 자살폭탄 테러를 열성적으로 지지해 왔다고 전했다. 아들도 자살폭탄 테러범으로 훈련시켰을 정도라는 것이다. 그의 아들은 2017년 23세의 나이로 아프간 남부 헬만드주 게레슈크에서 자살폭탄 테러를 벌여 사망했다. 현재 아쿤드자다의 행방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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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바라다르를 태우고 아프가니스탄 남부의 탈레반 옛 근거지인 칸다하르 공항을 빠져나온 차량이 시내를 달리고 있다. 거리엔 탈레반 대원들이 환영했다. [사진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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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다르 등 3인방은 서열 2위다. 바라다르는 1994년 탈레반을 창시한 4명 중 한 명으로, 탈레반의 정치 수장이자 ‘실질적 지도자’로 불린다. 가디언은 “탈레반이 거둬 온 군사적 승리의 핵심 설계자”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미국·탈레반 평화협상 등 탈레반의 주요 정치·외교 행보에는 그가 나섰다.

3인방 중 ‘가장 위험한 인물’이 시라주딘 하카니(40대 후반 추정)다. 아프간 무장 게릴라조직의 카리스마적 지도자인 잘라루딘 하카니의 아들이다. 토머스 조슬린 민주주의보호재단 선임연구원은 “하카니는 탈레반과 알카에다 사이의 핵심 연결고리 중 하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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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통치할 탈레반 지도자.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탈레반 창시자 물라 무하마드 오마르의 아들인 물라 무하마드 야쿠브(30대 중반 추정)는 아버지의 후광으로 탈레반에서 상당한 지분을 갖고 있다. 2000년 군사령관에 임명됐고 평화협상을 지지한 온건파로 알려졌다.

◆IS 등 극단주의 무장세력 카불 입성=탈레반의 정권 장악으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도 부활 움직임을 보인다. 극단주의 매체를 감시하는 시테인텔리전스그룹에 따르면 친(親)알카에다 성향의 미디어 계정이 최근 “아프간은 정복됐고, 이슬람은 승리했다”며 ‘형제 탈레반’의 승리를 축하하는 메시지를 올렸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8일 보도했다. 인도 매체 더힌두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슬람국가(IS)와 파키스탄 기반 무장 단체인 자이시에모하메드(Jem) 등 극단주의 세력 대원들이 혼란을 틈타 아프간 수도 카불에 입성했다고 보도했다.

이유정·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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