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의 대변인 자비훌라 무자히드와 통역을 맡은 압둘 카하르 발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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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 측이 아프가니스탄 수도인 카불 점령에 대해 "애초 계획에 없었던 일"이라고 밝혔다. 또 "탈레반이 테러 단체라는 인식은 미국이 만든 것"이라며 앞으로 탈레반이 공동의 이익을 위해 국내외 이해관계자들과 협력하는 관계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언급했다.
탈레반 고위 간부인 압둘카하르발키는 22일(현지시간) 알자지라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이는 탈레반 지도부의 첫 언론 인터뷰로, 새 정부 구성과 카불의 극심한 혼란, 여성 권리문제 등에 대한 탈레반 측의 입장이 소개됐다. 발키는 지난 17일 탈레반의 첫 공식 기자회견에서 자비훌라 무자히드 대변인의 통역을 맡은 인물이다.
발키는 이 자리에서 카불 점령에 대해 "전개가 생각보다 빨라서 모두 놀랐다"면서 "우리는 당초 카불 진입을 원하지 않았으며, 정치적으로 해결책을 찾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아프간 정부) 보안군이 떠나면서 자신들의 자리(카불)를 버렸다"며 "우리 군은 어쩔 수 없이 진입해 (카불의) 통제권을 넘겨받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새 정부 구성과 관련해선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포괄적 시스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논의에는 수도를 카불에 유지할지 아니면 (탈레반 거점인) 칸다하르로 옮길지도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탈레반 점령 후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는 카불 상황에 대해선 "지금처럼 사람들이 (탈출을 위해) 공항으로 달려가는 것에 대해 안타깝다"며 "고위층부터 하위층까지 모든 보안 부대에 대한 일반 사면을 발표했기 때문에 이런 공포는 근거 없는 것"이라고 했다.
여성 문제 관련 질문에 대해서 발키는 "이슬람법에서 여성 권리는 남성이나 아이들의 권리와 마찬가지로 모호함이 없다"며 "내부 회의를 통해 명확한 설명이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또 최근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진 정부 관리와 시민 사회 인사에 대한 폭력은 탈레반의 방침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우리의 최우선 과제는 내부 규율 정립"이라며 "우리 대원들이 그런 일(폭력 및 살해 사건)에 연루되면 제일 먼저 기소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발키는 '테러 단체'라는 인식에 대해서도 "미국이 자기 뜻에 따르지 않는 모든 사람에게 그런 꼬리표를 붙였다"며 "사람들이 우리를 테러리스트라고 믿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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