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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4 (화)

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아프간에 전세기 띄워 개·고양이 구출”… 前영국 해병의 ‘방주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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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동물구조단체 ‘나우자드(Nowzad)’를 운영하고 있는 폴 파딩(57)은 반려동물 173마리와 보호소 직원 68명을 포함한 아프간 피란민을 구하기 위해 전세기를 예약했다. 파딩은 2007년부터 아프간에서 반려동물들을 구조해왔다./Dom Mee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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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영국 해병이자 현재 카불에서 동물구조단체를 운영하고 있는 남성이 아프가니스탄에서 반려동물 173마리와 보호소 직원 68명을 포함한 아프간 피란민을 구하기 위해 전세기를 예약했다.

24일(현지시각) 뉴욕포스트, 더선 등에 따르면 전날 폴 파딩(57)은 아프간 카불에서 운영 중인 동물구조단체 ‘나우자드(Nowzad)’의 개 94마리와 고양이 79마리, 그리고 보호소의 수의사, 구조대원 등 68명을 포함한 아프간 피란민을 구출하기 위해 전세기를 예약했다고 밝혔다.

파딩에 따르면 예약한 전세기는 250석으로 이 계획에는 69석만 사용될 예정이다. 그는 “반려동물들은 모두 화물칸에 실릴 것이고 이미 비자 발급이 완료된 68명만이 좌석에 앉을 것”이라며 영국 국방부가 지정하는 다른 사람들을 해당 전세기에 탑승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방주 작전(Operationa Ark)’이라 불리는 해당 구출 계획을 위해 수십만 파운드를 모금했다.

그러나 파딩의 계획이 실행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 벤 월리스 영국 국방부 장관은 “우리는 반려동물이 아닌 사람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월리스 장관은 “아프간에서 머물 경우 특별히 더 생명에 위협을 받는 사람들이 있다”며 “직원들이 비자를 발급받았어도 우선순위에 따라 대기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에 “탈레반이 예고한 31일까지 파딩의 직원들이 모두 비행기를 탈 수 있을 거라 보장할 수 없다”고 전했다. 한 영국 정부 관계자 또한 “동물들이 인간보다 먼저 탈출하게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에 영국 코미디언 릭키 제바이스는 “동물들은 사람들이 타지 않는 곳에 실릴 것이다. 이건 더 많은 사람들을 구할 수 있는 추가적인 민간 지원 비행기이다”라며 파딩의 계획을 지지했다. 이어 제바이스는 “파딩은 용감하고 친절하다. 그는 여전히 심각한 위험에 직면한 사람들을 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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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파딩(57)은 나우자드 홈페이지를 통해 ‘방주 작전(Operationa Ark)'을 지지해주는 사람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Nowzad Dogs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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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딩 또한 “나는 (구출 계획을) 실행할 것이다. 영국 해병은 그냥 포기하지 않는다”며 계획을 진행하겠다고 의사를 밝혔다.

현재 동물들은 신호만 받으면 이동할 수 있도록 케이지에 들어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그중엔 영국 대사관 고양이 12마리도 포함돼 있다.

한편 걸프전에 참전했고 2006년 아프간에서 복무했던 전직 영국 해병인 파딩은 2007년에 나우자드(Nowzad)를 설립했다.

[정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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