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4연임에 성공한 지난 5월 27일(현지시간)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시민들이 아사드 대통령의 초상화와 국기를 치켜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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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다음은 시리아일 것이다.’
미국이 아프간 철군을 끝내면 다음은 시리아에 남아있는 미군을 철수시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아랍국들은 미국의 영향력이 사라진 이후를 대비하기 위해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에 손을 내밀고 있다고 25일(현지시간) 외교전문매체 폴린폴리시가 전했다.
최근 몇달 동안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오만, 사우디아라비아 등 아랍국들은 아사드 정부와 교류를 늘리고 있다. 특히 UAE는 러시아와 손을 잡고 시리아와의 관계 회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아사드 정권을 향한 UAE의 태도가 이전과 180도 달라진 것이다. 시리아 내전 초기만 해도 UAE는 반아사드 전선을 구축하는 데 앞장섰다. 2011년 시리아 내전이 발발하자 아사드 정부와의 관계를 단절했다. 2014년에는 사우디, 서방 강대국들과 함께 시리아 야권을 도와 아사드 정권에 맞서는 남부전선을 구축했다.
하지만 러시아가 아사드 대통령을 지원하면서 UAE는 점차 반아사드 진영에서 발을 빼기 시작했다. 아사드 정권이 무너지면 극단주의 이슬람단체가 시리아 일대를 장악하고, 그 여파가 UAE에까지 미칠 것을 우려해서다. UAE는 2018년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 대사관을 재개관하는 등 관계 정상화에 적극적이다.
요르단도 UAE처럼 시리아 내전 초기 반아사드 전선에 합류했지만 러시아의 개입 이후 태도를 바꿨다. 오만은 시리아 내전 내내 시리아와 고위급 외교 관계를 유지해 왔는데 최근 시리아 내 외교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사우디 또한 시리아 정부와 관계 회복을 위해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다. 현재 시리아에 남아있는 900명 규모의 미군이 갑작스럽게 철군할 경우 혼란을 막을 정치적 해법을 찾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여전히 아사드 정부에 경제 제재를 가하고 있는 점은 아랍 국가들의 선택을 어렵게 하고 있다. 폴린폴리시는 “최근 UAE, 요르단 등 일부 아랍 정부 관계자들이 시리아 제재를 중단하기 위한 로비를 벌이기도 했다”면서 시리아와의 관계 정상화를 위한 사전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시리아 내전에서 아사드 정부의 승리를 굳히려 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최근 “아사드 정부와 함께 야당, 시민단체 인사들로 구성된 과도 정부를 구성하는 협상을 시작할 수 있다”면서 중재자를 자처했다. 폴린폴리시는 “중재의 대가로 러시아는 시리아에서의 정치적, 군사적 입지를 국제적으로 인정받을 뿐 아니라 아랍 국가들에도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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