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뉴스1) 김영운 기자 = 기업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자동차의 자구안이 과반 찬성으로 통과됐다. 사진은 8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의 모습. 앞서 쌍용차는 기술직 50%, 사무직 30% 인원에 대해 무급휴직을 시행하는 내용의 자구안을 만들고 1년 시행 후 차량 판매 상황을 고려해 1년 더 무급 휴직을 연장할 수 있도록 했으며, 지난 2019년 합의한 임금 삭감과 복리 후생 중단 기간도 2023년 6월까지 2년 더 연장하기로 했다. 2021.6.8/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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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 인수제안서 제출기한이 임박하면서 유력한 인수후보군이 추려지고 있다. 자금력을 앞세운 SM(삼라마이다스)그룹과 전기버스 업체 에디슨모터스의 2파전으로 좁혀지는 모양새다. 다만 이들 모두 쌍용차 회생을 위한 '묘수'가 없다는 게 업계 평가다. 인수 포기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12일 완성차 업계 등에 따르면 쌍용차와 매각 주간사 EY한영회계법인은 오는 15일까지 인수제안서를 접수할 예정이다. 인수를 원하는 업체가 매각 금액·사업 계획을 바탕으로 제안서를 내면 검토 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현재까지 11곳이 인수의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재계 38위인 SM그룹과 현대차를 제치고 국내 전기버스 1위를 차지한 에디슨모터스가 인수 가능성이 높은 후보들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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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력' SM그룹 vs '업계 노하우' 에디슨모터스…사실상 '2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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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가운데)이 9일 오전 9시 30분 쌍용자동차 인수 컨소시엄 업무협약식을 마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제공=에디슨모터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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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그룹은 자산만 10조4500억원에 달한다. 이중 현금성 자산만 1조원 안팎을 보유, 공익채권 포함 1조원 정도로 알려진 쌍용차의 인수대금 그룹 자력으로 조달 가능하다.
SM그룹은 또 'M&A(인수합병)의 귀재'로 알려져있다. 폐업 위기 기업들을 공격적으로 인수해 덩치를 키워왔다. 최근엔 회생절차에 들어간 현대차·기아 1차 협력업체 지코를 인수하기도 했다.
인수 시 시너지 효과도 충분히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계열사인 SM남선알미늄은 범퍼 등 자동차 부품을 제조·납품하는 회사다. 강판 제작이 주력인 SM스틸 역시 완성차 생산과 연관성이 있다. 지난해 인수한 SM화진은 표면처리 기술을 활용한 자동차 내장재를 생산하는 업체다.
에디슨모터스는 자산 규모가 1067억원 정도로 쌍용차와 '체급' 차이가 난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컨소시움을 구성해 1조에서 1조5000억원의 인수대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무엇보다 인수전에 참여한 기업들 중 거의 유일하게 완성차 관련 영업 노하우를 갖고 있다.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은 "쌍용차의 비전과 에디슨모터스의 자본·기술이 결합되면 현재 위기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며 "3~5년 내 흑자경영을 이뤄낼 자신이 있고 토요타와 테슬라, 폭스바겐, GM 등과 경쟁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장 유력했던 미국 자동차 딜러사 HAAH오토모티브는 경영상 어려움으로 청산됐다. '카디널 원 모터스'라는 회사를 설립했지만 자금동원 방법이 명확하게 알려진 바 없어 유력 인수 후보군에서 밀려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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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회생 묘수 없는게 문제…"새 주인을 못찾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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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전기차 SUV J1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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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들 모두 인수 후 쌍용차 정상화 계획이 구체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쌍용차는 제품이 안팔리는 문제와 더불어 직원의 절반만 일해도 생산 공장이 무리 없이 돌아갈 정도로 인건비 지출이 회사 상황에 비해 심각한 수준이다.
SM그룹은 자금력이 충분하고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는 계열사도 갖고 있지만 전기차 등 미래차 관련 전략은 알려진 바가 없다. 정상화를 위한 투자 계획도 마찬가지다.
에디슨모터스는 전기버스 기술을 승용차에 접목시키겠다는 큰 그림은 있지만 성공 가능성이 높진 않다. 버스 같은 상용차와 쌍용차가 판매하는 승용차는 완전히 다른 제품군이기 때문이다. '직원 구조조정' 역시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버스는 적은 품종으로 소량만 생산하지만, 승용차는 세단·SUV·픽업트럭 등 다품종을 대량으로 생산해야 하는 제품이다. 에디슨모터스가 다양한 자동차를 만들고 판매해본 경험이 없다는 점도 약점이다.
한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전기버스 기술을 승용차로 옮겨오는 건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면서도 "승용차는 버스와 달리 제한된 공간에서 복잡한 실내 디자인에 맞게 예민한 전자장비들을 넣어야 하는데 고려해야할 게 많다"고 지적했다.
인수 후보자들이 하나같이 뚜렷한 회생 전략이 없다보니 쌍용차가 주인을 찾지 못할 것이란 비관적 전망도 나온다. 회사 이름을 알리기 위해 인수전에 뛰어들긴 했지만 막판까지 의지를 피력하는 곳이 없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 쌍용차 채권단 관계자는 "SM그룹은 인수전에서 요란하게 나섰다가 안 된다 싶으면 바로 철수하기로 이미 구조조정 업계에선 유명한 회사"라며 "(구조조정이 없을 것이란 에디슨모터스는) 작전상 '립서비스'로 보이는데 여러 조건을 고려해야겠지만 실제 구조조정 없이 그 효과를 내려면 직원들 임금을 50% 수준으로 삭감해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끝까지 인수 레이스를 완주할 기업이 잘 보이지 않는다"며 "(쌍용차의)주인을 찾지 못할 최악의 상황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강준 기자 Gjlee101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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