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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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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은 사탄의 계획” NBA 선수 60명 접종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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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조종하려는 것” 음모론 퍼져 정식 개막 앞두고 구단들 비상

르브론은 최근 들어 접종 마쳐

조선일보

카이리 어빙(왼쪽)과 브래들리 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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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미 프로농구)가 개막을 보름 앞둔 4일 시범 경기에 돌입했다. 모처럼 정상적으로 열리는 시즌인데도, 리그와 각 팀 관계자들은 어두운 표정을 감추지 못한다. 일부 선수들이 코로나 백신 접종을 강력하게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5일 기준 백신을 안 맞은 선수는 60명 정도. 전체 선수 10명 중 1명꼴이다. 시즌 전까지 접종받지 않으면 백신과 관련해 엄격한 법을 시행 중인 몇몇 주(州)에서 치러지는 경기는 아예 뛰지 못할 수도 있다. NBA 사무국이 백신 접종을 받지 않아 경기에 못 뛰면 급여를 지불하지 않는다는 강경 입장을 내놔도 선수들은 꿈쩍도 안 한다.

백신 거부 선수들 중엔 팀 전력에 절대적인 스타 플레이어들이 꽤 있어 소속 구단엔 비상이 걸렸다. 브루클린 네츠의 스타 가드인 카이리 어빙(29)이 대표적이다. 그는 지난달 28일 열린 팀 미디어데이에 동료들이 직접 참석한 가운데 혼자만 화상 채팅으로 대신했다. 네츠가 따르는 뉴욕주 법은 미접종자가 프로농구 경기나 미디어데이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행사에 참가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어빙은 당시 미디어데이 때 백신 거부 이유에 대한 질문을 받고 “공개하고 싶지 않다. 사생활을 존중해달라”며 답하지 않았다. 만약 그가 백신 접종 거부 입장을 고수하면, 시즌 82경기 중 홈경기(41경기) 포함 50경기가량을 뛰지 못한다. 어빙은 4일 LA에서 열린 LA레이커스와의 시범 경기에는 몸 관리를 이유로 빠졌다. LA가 속한 캘리포니아주도 백신 접종 거부에 대해 엄격하다.

워싱턴 위저즈의 올스타 가드 브래들리 빌(28)도 ‘개인적인 이유’로 백신 접종을 거부한다. 그는 워싱턴주 법에 따라 홈경기는 출전할 수 있으나, 뉴욕과 캘리포니아에 연고를 둔 뉴욕 닉스, 브루클린 네츠,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등에서는 원정 경기를 뛰지 못한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스테픈 커리와 주축을 이루는 앤드루 위긴스(26)가 종교적 이유로 백신을 거부하다 최근에야 1차 접종 사실이 알려져 안도의 한숨을 쉬기도 했다.

미국 현지에선 이들의 백신 접종 거부 배경에 음모론이 있다고 본다. 미국 잡지 ‘롤링스톤’에 따르면 최근 ‘비밀스러운 조직이 사탄의 계획에 따라 흑인을 조종하기 위해 백신을 공급 중’이라는 음모론이 메신저 그룹 채팅을 통해 NBA 젊은 선수들 사이에서 퍼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빙은 최근 이런 음모론을 펼치는 인스타그램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르기도 했다. 일부 미국 흑인 사이에서는 1930~70년대 보건 당국이 매독 치료 항생제의 효능을 흑인들에게 몰래 실험한 비윤리적 전력 때문에 정부가 맞으라는 백신은 불신하는 분위기가 있다.

NBA는 흑인 선수들의 ‘큰 형님’ 격인 르브론 제임스(37·LA레이커스)가 최근 백신 접종을 마쳤다는 사실을 공개해 다른 선수들의 호응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르브론은 “다른 선수들의 결정에 대해서는 말하고 싶지 않다”고 사실상 백신 거부를 옹호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에네스 칸터(29·보스턴 셀틱스)는 “르브론은 가장 앞에 나서서 사람들에게 백신을 장려해야 하는 리그의 대표 선수”라고 비판했다.

[이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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