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하자니 '원팀 저해' 비판 우려…'경선 이후' 여지 두나
서울지역 공약 발표하는 이낙연 후보 |
(서울=연합뉴스) 설승은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결선행이 사실상 어려워진 이낙연 전 대표가 이재명 지사를 향한 대장동 의혹 공세 수위를 두고 진퇴양난의 고민에 빠졌다.
이 전 대표는 경선이 끝나는 오는 10일까지 레이스를 완주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면서도 이 지사를 향해 대장동 수사를 고리로 한 '불안한 후보론' 견제구를 날리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지역 공약 발표 회견에서 "지금처럼 불안한 상태로는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 민주당 1위 후보의 측근이 구속됐다"고 지적했다.
이낙연 캠프에선 대장동 사업의 '키맨'으로 꼽힌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배임 혐의로 구속된 만큼, 이 지사도 법적 책임을 피해갈 수 없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낙연 캠프 관계자는 "뇌물은 개인 차원일 수 있지만 배임은 그렇지 않은 만큼 이 부분을 유의해 보고 있다"며 "당시 사업에 대해 성남시장이 보고받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대장동 수사가 급물살을 타며 공세의 적기를 맞았다고 볼 수 있지만, 캠프는 일단은 그간의 대응 수위를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방식으로 직접적인 공격은 피하되, 도덕성 비교우위로 본선 경쟁력을 내세우는 기존의 수준을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파상공세에 나설 경우 당장에 원팀 기조를 해친다는 당내 비판에 직면할 수 있어 마냥 공격하기도 어려운 처지기 때문이다.
캠프 관계자는 "공세 수위를 높인다고 경선 결과가 달라지지 않고 오히려 역공만 당할 수 있다"며 "본선에서 이길 후보, 대통령으로 가장 적합한 후보라는 것을 끝까지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선 이후 스탠스를 두고서도 마찬가지로 고민이 깊은 모습이다.
경선이 종료되면 이 전 대표가 당장 결과 승복 연설에서 '원팀 선언'을 하고 이 지사를 흔쾌히 지지할지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지만, 아직 입장 정리를 하지 못했다.
지지를 선언하지 않으면 곧바로 '불복 프레임'에 휘말릴 수 있고, 그렇다고 지지 선언을 하는 순간 훗날 이 지사의 책임이 수사에서 드러났을 경우 이 전 대표가 공동 책임 프레임에 휘말릴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캠프 내부에선 대장동 수사의 결론이 어느정도 날 때 까지는 당 선대위 출범을 미루는 방안 등을 포함해 다각도로 열어놓고 경선 이후 대응책을 검토 중이다.
나아가 대장동 수사에서 이 지사의 책임 소지가 드러날 경우 당 안팎에서 '후보 교체론'이 고개를 들 가능성에 대해서도 배제는 하지 않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실제로 당내 게시판엔 이 전 대표 지지층을 중심으로 이 지사에 대한 후보직 사퇴 요구와 더불어 경선 중단 주장까지도 올라오고 있다.
또다른 캠프 관계자는 "지금은 모든 대응에 있어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며 "이런 불안한 후보에 대선을 어떻게 맡기냐는 강경론도 나오지만 수사 상황이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s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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