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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0 (금)

이슈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원희룡 ‘대장동 1타 강사’로 급부상… “토론서 실력 입증할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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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경선후보 전략 탐구] ① 원희룡 前제주지사

지난 8일 국민의힘 2차 대선 예비경선 결과가 발표됐을 때 언론의 주목을 가장 많이 받은 후보 중 한 명이 원희룡 전 제주지사였다. 유승민·윤석열·홍준표(가나다순) 후보는 일찌감치 2차 컷오프 통과가 예상됐지만, 나머지 한 자리를 누가 차지할지 국민의힘 안에서도 섣불리 점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8명이 겨룬 2차 컷오프를 통과하고 4강전에 진출한 원 전 지사는 10일 “나는 저평가 블루칩”이라며 “당장 대통령직을 맡겨도 국정을 책임질 수 있는 역량으로 승부하겠다”고 했다. 본지는 앞으로 약 4주간 진행되는 국민의힘 본 경선 후보 4명의 전략을 원 전 지사(가나다순)부터 들여다본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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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전 지사는 이날 본지 통화에서 “국민은 거품 낀 테마주가 아니라 믿고 맡길 수 있는 우량주 대선 후보를 원한다”면서 “실력과 자질을 바탕으로 정권 교체의 적임자임을 증명해내겠다”고 말했다. 그는 3선 국회의원에 재선 제주지사를 지냈다. 하지만 막판까지 그의 본 경선 진출을 자신하는 정치권 인사는 많지 않았다. 2014년 제주지사에 당선돼 중앙 정치 무대에서 벗어나 있는 바람에 전국적인 인지도를 올리는 데 애를 먹은 탓이다.

원 전 지사는 2차 예비경선 기간에 불거진 ‘대장동 게이트’를 계기로 반전을 시도했다. 복잡한 대장동 특혜 개발 의혹을 알기 쉽게 설명하는 유튜브 동영상을 만들어 일명 ‘대장동 의혹 1타 강사’로 불리며 화제를 모았다. 그는 “광역단체장을 7년간 맡아봤기에 도시 개발 과정에서 어떤 부조리가 빚어지는지 누구보다 잘 안다”며 “대장동 사태를 계기로 대중들에게 나의 행정 경험이 어필했다”고 했다.

원 전 지사는 본 경선 돌파 전략도 이 지점에서 찾고 있다. 본 경선 투표 결과가 발표되는 내달 5일까지 총 10차례 치러지는 후보 토론회에서 정책 역량을 제대로 보여주겠다는 전략이다. 원 전 지사 캠프 신보라 대변인은 “원 후보의 ‘대장동 1타 강사’ 영상에 국민이 열광한 것은 ‘팩트’로 현 정권의 문제를 속 시원하게 짚어냈기 때문”이라고 했다. 원 전 지사는 본 경선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 등 당내 경쟁자 간 네거티브 난타전에는 거리를 둘 생각이다. 원 전 지사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 대해서는 미친 공격력으로 침몰시킬 것”이라고 했다. 팩트 검증 공세를 퍼붓겠다는 것이다.

원 전 지사 캠프 관계자는 “원 전 지사는 사법·입법·행정을 모두 경험한 후보”라며 “본 경선이 시작돼 인지도 문제도 극복될 것”이라고 했다. 원 전 지사 캠프는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최근 화제가 된 ‘귤재앙’ 홍보도 계속하고 있다. 원래 ‘귤재앙’은 제주 출신인 원 전 지사를 흉보는 표현이었다. 원 전 지사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녹취록 공개’를 두고 충돌했을 때 2030세대 사이에서 퍼졌다. 그러나 원 전 지사는 지난달 후보 토론에서 스스로 “나는 귤재앙”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저는 민주당과 선거에서 다섯 번 싸워 다섯 번 모두 이겼다”며 “민주당이 볼 때는 제가 재앙”이라고 했다.

원 전 지사는 학력고사 전국 수석, 사법시험 수석을 했다. 서울대 법대 재학 시절 노동운동을 했고 검사를 하다가 정치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그는 “수석 인생은 내 전체 인생에서 하나의 점에 불과하다”며 “국민 앞에서 한없이 낮은 정치를 할 것”이라고 했다. 그가 이준석 대표 지지자들의 ‘귤재앙’ 공세를 되받지 않고 본인 캠페인 브랜드로 만든 것도 이런 차원이라고 한다. 원 전 지사는 지역 방문 때 자영업자 구제책을 마련하라며 1인 시위도 벌였다. 원 전 지사 측은 “곧 ‘귤재앙이 한라봉 됐다’는 말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신보라 대변인은 “원 전 지사는 ‘정치 신인’인 윤 전 총장에 비해선 국정 운영 경험이 다양하다”면서 “홍 의원과는 치열한 정책·공약 대결을 할 계획”이라고 했다. 유승민 전 의원에 대해서는 행정 경험이 부족한 점을 파고들 전략이다. 원 전 지사는 이날 재경 호남 지역 당원들과 간담회를 했고, 11일 첫 지방 일정으로 광주(光州)를 찾는다.

[노석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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