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이예람 공군 중사를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 장 모 중사에게 징역 9년이 선고됐다. 17일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은 군인 등 강제추행치상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장 중사에게 징역 9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이는 군 검찰 측 구형량인 징역 15년보다 훨씬 낮은 형량이다. 유족 측은 "형량이 낮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재판부는 "추행으로 인한 정신적 상해가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 주요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죄질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구형에 비해 형량이 낮은 것과 함께 이날 판사의 언급도 향후 논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죽음을 오로지 피고인 책임으로 돌릴 수 없다고 해도…"라며 피해자인 이 중사의 죽음에 여러 원인이 있을 것이라는 해석을 낳는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형량이 적은 것은 보복 협박 혐의가 인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앞서 장 중사는 자신이 자살할 것이라는 문자를 이 중사에게 보낸 적이 있는데, 이에 대해 재판부는 "(해당 메시지는) 피고인의 자살을 암시하는 표현이라기보다는 사과 의미를 강조해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자가 이후 선임과 남자친구 간 대화나 문자에서 피고인의 자살을 우려하는 모습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 중사 부친은 재판부에 "딸이 생전에 가해자가 죽으면 죄책감을 어떻게 안고 사느냐고 말했다"며 "가해자가 죽겠다고 하는데 어떻게 그게 협박으로 안 들리느냐"고 항의했다. 공군 제20전투비행단 소속이었던 이 중사는 지난 3월 초 저녁 식사 자리에 억지로 불려 나갔다가 선임인 장 중사에게 성추행을 당한 뒤 피해를 호소했지만 동료와 상관에게서 회유, 압박 등 2차 피해에 시달린 끝에 지난 5월 21일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최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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